김호곤 감독(왼쪽)은 생애 첫 정규리그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고, 김신욱은 득점왕 문턱에서 좌절했다. 하지만 올 시즌 내내 정상권 기량을 보여준 울산의 도전은 높게 평가받을만하다. 울산|김민성 기자
김신욱 진화·한상운 부활 등 ‘철퇴 축구’ 성과
김호곤 감독 “우리 선수들 고맙고 자랑스럽다”
최선을 다했다. 울산의 투혼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11월27일 부산 원정 패배가 뼈아팠다. 첫 골을 먼저 넣고 역전패했다. 치명적이었다. 1일 포항과 홈경기를 앞두고 양 팀 격차가 승점 2로 좁혀졌다. 한 때 승점 5로 간극을 벌리면서 여유로운 타이틀 획득을 꿈꾼 울산이기에 땅을 쳤다.
● 충분히 값진 2위
울산은 시즌 내내 당당했다. 2위도 예상을 깬 결과였다. 시즌 개막 전 우려의 시선이 끊이질 않았다. 작년 아시아클럽 정상을 이끈 주역들이 대거 떠났다. 주장 곽태휘(알 샤밥)는 해외진출, 공격수 이근호와 미드필더 이호, 수비수 이재성이 모두 군 입대(상주)를 했다. 보강은 브라질 용병 까이끼, 한상운 등이 전부였다.
그래도 팀은 끈끈했다. 더 강해졌다. 언제 어떤 상황이든 승점 3을 챙겼다. 10월 말부터 11월 말까지 이어진 질주는 굉장했다. 10월20일 서울 원정 2-0 완승을 시작으로 수원(10월27일)-서울(10월30일)-인천(11월 3일)-전북(11월 9일)-수원(11월23일)전을 싹쓸이해 정상 문턱에 섰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의 진화는 엄청난 시너지였다. 온 몸이 무기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강해진 그는 아시아 최강 폭격기의 자존심을 지켰다. 19골 6도움. 부산 원정에서 경고 3회를 채워 포항전에 나서지 못했지만 토종 스트라이커의 자존심은 지켰다. ‘한물갔다’고 혹평 받은 한상운도 8골 8도움, 하피냐도 11골 4도움을 올렸다. 포항과 운명의 90분 이전까지 공격 포인트가 없는 이는 골키퍼들을 포함한 8명에 불과했다.
울산|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