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공연 리뷰]한국 여배우들의 노래와 연기력이 얼마나 뛰어났었는지 이제야 실감

입력 | 2013-11-28 03:00:00

뮤지컬 ‘맘마미아’ 오리지널팀 내한공연 ★★☆




‘댄싱 퀸’을 부르는 주인공 도나, 타냐, 로지(왼쪽부터). 세 캐릭터는 각각 ‘맘마미아!’를 만든 제작자, 연출가, 작가의 실제 성격과 일치한다. 신시컴퍼니 제공

제목과 내용을 공유하는 영화와 공연을 맞대놓고 비교하는 것은 불공평하다. 26일 막을 올린 뮤지컬 ‘맘마미아!’는 그리스 산토리니 앞바다의 반짝이며 부서지는 물보라를 보여줄 수 없다. 푸른색 배경과 조명의 조합으로 최선의 분위기를 전달할 뿐이다. 열창하는 여주인공의 촉촉한 눈망울을 클로즈업하거나 음정 실수를 편집할 수도 없다.

1994년 뮤지컬 ‘맘마미아!’를 빚어낸 작가 캐서린 존슨과 연출 필리다 로이드는 14년 뒤 다시 합심해 만든 영화에 당연히 그간 공연의 정수를 골라 담았다. 따뜻한 피를 가진 인간이라면 미워하기 힘든 이 영화는 세계 시장의 여러 흥행 기록을 갈아 치웠다. 그 성공은 원작 뮤지컬에 묘한 굴레로 돌아왔다.

영화와 공연을 비교하는 건 어리석다고 아무리 다짐해도, 어맨다 사이프리드의 사랑스러운 웃음과 목소리의 기억을 지워내기는 불가능하다. 영화 이상의 무언가에 대한 기대를 접고 영화와 다른 무언가를 찾아보는 편이 낫다.

이번 오리지널팀 첫 내한공연에서 도드라지는 강점은 영화가 보여준 취약점에 맞닿는다. 결혼식을 앞둔 소피에게 초청받은 예비 아버지 세 사람의 빼어난 용모와 노래가 2시간 40분을 지탱하는 밑천이다. 무대 위 샘 카마이클(리처드 스탠딩)은 5년 전 피어스 브로스넌이 모독했던 아바의 ‘SOS’가 얼마나 아름다운 노래인지 새삼 깨닫게 한다.

상대적으로 여성 출연자들은 매력과 역량이 떨어진다. 메릴 스트립이나 사이프리드와 비교해서가 아니다. 한국 여자 배우들의 뛰어난 노래와 연기력을 여러 번 돌이켜 생각했다. 잇달아 상하의를 벗어젖히는 남자 배우들은 연령 고하를 막론하고 한결같이 미끈하고 탄탄한 근육질의 몸을 드러낸다. 1막 마지막 장 ‘Voulez-Vous’ 군무에서 그런 남자 배우들의 경쾌한 움직임을 미처 따라가지 못하는 여배우들이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세계 어느 곳에서나 뮤지컬 시장의 주 고객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확인시킨다.

결국은 ‘Thank You For The Music’. 맘 놓고 즐길 거리는 음악이다. 뮤지컬이든 영화든 ‘맘마미아!’의 주인공은 기타를 둘러메고 두 여성 보컬 뒤에 물러서 있던 작사 작곡가 비에른 울바에우스, 베뉘 안데르손이다. 아바의 노래를 라이브로 즐기고 싶은 여성 관객에게 추천한다.

: : i : :

사라 포이저, 케이론 크룩, 마이클 비클리, 빅토리아 세라 출연. 2014년 3월 23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5만∼15만원. 02-577-1987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