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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청와대에선]朴대통령 2일 佛방문… 유학이후 처음

입력 | 2013-10-31 03:00:00

39년만에… 달콤쌉싸름 ‘佛의 추억’




박근혜 대통령(오른쪽)이 프랑스 유학 시절 함께 지 냈던 하숙집 친구들과 찍은 사진. 박근혜 대통령 자서전

“프랑스로 떠나온 지 6개월 만에 나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새로운 도전을 향해 한걸음씩 내딛으며 한창 꿈에 부풀어 있는 사이, 내 인생의 가장 힘들고 거센 폭풍이 몰려오고 있었다.”(박근혜 대통령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 77쪽)

박 대통령은 1974년 2월 서강대를 졸업한 뒤 교수가 되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프랑스 유학길에 올랐다. 박 대통령에게 프랑스 유학 생활은 ‘달콤쌉싸름한 추억’일 거라고 참모들은 말한다. 프랑스는 박 대통령이 한국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터를 잡고 살았던 나라다.

박 대통령은 주변에 “자유로웠던 프랑스 유학 시절이 제일 행복했던 시간 중 하나였다”는 말을 종종 했다고 한다. 자서전을 보면 박 대통령은 프랑스 유학 시절 하숙집에서 지내며 여러 나라 학생과 자유롭게 토론을 하고 소풍도 다니는 등 그의 인생 어느 때도 누려보지 못한 평범한 생활을 보냈다. 자서전에는 “프랑스 가족의 소박한 생활상을 엿볼 수 있었다. 곁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며 잠시 나의 미래를 그려보았다. 언젠가 좋은 사람을 만나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바람도 가져보면서…”라는 구절도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프랑스에 온 지 6개월 만에 친구들과 여행하던 중 어머니(육영수 여사)의 서거 소식을 듣는다. 박 대통령은 당시 심정을 “온몸에 수만 볼트의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쇼크를 받았다. 날카로운 칼이 심장 깊숙이 꽂힌 듯한 통증이 몰려왔다. 눈앞이 캄캄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고 전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이 그로부터 39년 만에 처음으로 프랑스 땅을 밟는다. 박 대통령은 다음 달 2일부터 4일까지 프랑스 파리를 방문할 계획이다. 대통령 취임 후 유럽의 첫 방문지다.

박 대통령의 한 측근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통령이 의원 시절에도 유독 프랑스는 방문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2000년 국회 외교통일위원 시절 국정감사 때 유럽에 갔으나 스페인과 모로코 대사관만 방문했다. 2001년 외통위원들이 주프랑스 대사관을 방문했지만 그때 박 대통령은 미주반으로 캐나다, 멕시코 대사관을 방문했다. 대통령 특사나 세미나 참석차 영국,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포르투갈, 그리스 등 유럽 대부분의 국가를 방문했지만 프랑스는 방문한 적이 없다.

39년 만에 다시 프랑스를 방문하는 박 대통령의 심정에 대해 한 참모는 “대통령이 20대 꿈 많던 시절 프랑스의 추억에 대해 애틋한 마음을 갖고 있다. 대통령의 감회가 각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역시 프랑스에 애틋함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드러난 비사에 따르면 나폴레옹과 샤를 드골 대통령에 대한 호감이 컸던 박 전 대통령은 임기 중 두 차례 프랑스를 방문하려고 시도했으나 무산돼 18년 재임 동안 끝내 한 번도 방문하지 못했다. 박 전 대통령이 1971년 주한 프랑스대사를 면담하면서 “(내가) 어릴 적 일본인 선생의 뜻과 다르게 프랑스 역사를 공부했다. 큰딸에게 프랑스어를 배우게 했다”고 말한 외교문서도 있다.

그때 익힌 박 대통령의 프랑스어 실력은 지금도 상당한 수준이며 이번 순방 때 일부 선보일 계획이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모교인 프랑스 그르노블대를 방문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이동 시간이 많이 걸려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모들은 박 대통령이 그동안 유독 프랑스만 방문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특별한 이유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머니의 서거 소식을 들은 곳, 아버지가 그토록 가고 싶어 했던 곳, 자신의 젊은 꿈이 담긴 그곳. 박 대통령에게 이번 프랑스 방문은 개인적으로 남다른 소회를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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