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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대중화-대중의 철학화 이끈 빛나는 33년

입력 | 2013-10-31 03:00:00

계명대 목요철학세미나 31일 600회




해외 석학들이 목요철학세미나에서 강연하기도 했다. 사진은 2008년 8월 세계적인 법철학자 마사 누스바움 미국 시카고대 석좌교수가 강연하는 모습. 계명-목요철학원 제공

철학의 대중화를 목표로 무료 공개강좌를 열어온 계명대 목요철학세미나(지금의 목요철학인문포럼)가 31일 600회를 맞는다. 33년간 단 한 차례도 쉬지 않고 매주 강의를 이어온 결과다.

이 세미나는 1980년 10월 8일 계명대 철학과에서 시작됐다. 대구 계명대 대명캠퍼스 도서관 강당을 개방해 학생과 시민이 어울려 철학 강의를 듣고 자유롭게 토론했다. 권위주의 시대에 시민에게 열린 공론장은 신선하게 여겨졌고 억눌린 지적 호기심을 채워줬다. 처음엔 수요일 오후 열리는 수요철학세미나였으나 곧 목요일로 옮기면서 목요철학세미나가 됐다.

한때는 청중 500여 명이 몰려 강당 밖 복도까지 발 디딜 틈이 없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계명대 교수는 물론이고 다른 대학 철학자와 과학자, 시인, 스님, 신부, 예술가가 강단에 섰다. 위르겐 하버마스, 슬라보이 지제크, 카를오토 아펠, 비토리오 회슬레, 페터 슬로터다이크, 피터 싱어, 마사 누스바움 같은 해외 석학도 이곳에서 강의했다.

2011년 ‘철학의 대중화, 대중의 철학화’를 모토로 계명대 부속기관인 계명-목요철학원이 문을 열면서 외연이 확장됐다. 목요철학세미나는 목요철학인문포럼으로 이름을 바꾸고, 대학을 벗어나 열린 광장으로 나가자는 뜻에서 대구광역시립중앙도서관 시청각실로 장소를 옮겼다.

올해 상반기에는 ‘과거를 통해 미래를 열다’라는 주제로 한국의 고대와 중세사를 철학적으로 짚었고, 하반기에는 근대와 일제강점기를 다루고 있다. 매회 청중 220여 명이 참석한다. 학술적 깊이를 더한 목요철학콜로키움과 청소년을 위한 철학인문학교실도 만들었다.

백승균 계명-목요철학원장은 “삶이 ‘참 삶’일 수 있기 위해서는 앎도 함께해야 한다”며 “목요철학인문포럼을 통해 현대인이 인문학적 소양을 배양하고 일상에서 자신을 성찰할 기회를 마련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세미나 600회는 31일 오후 2시 계명대 성서캠퍼스 동천관 국제세미나실에서 ‘역사학과 역사철학―역사를 어떻게 기술하고 이해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다.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 강철구 이화여대 교수, 백승균 원장이 강연한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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