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계 최초 다우존스지속가능경영지수 4년 연속 인증
중국 상하이 홍이광장 한가운데 자리 잡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 매장. ‘도심 속의 자연’을 내세우는 브랜드답게 매장 인테리어에 자연주의 콘셉트를 녹인 것이 현지인들에게서 호응을 얻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마몽드의 경우 2011년 이미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추월했다. 올해 해외 사업 비중은 70%에 이른다. 올 상반기(1∼6월)에는 라네즈의 해외 매출 비중(51.5%)이 국내 매출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아모레퍼시픽 전체로는 올 상반기 해외 매출 비중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늘었다. 총매출에서 해외 사업 실적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3.4%에서 17.1%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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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랜드의 격전지, 아시아를 뚫어라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사업은 서경배 회장(사진)이 직접 주도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창립 68주년 기념식에서 서 회장은 ‘원대한 글로벌 브랜드 컴퍼니(Great Global Brand Company)’라는 비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가까운 미래에 회사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외국에서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아시안 뷰티 크리에이터’라는 기업 소명에 맞게 먼저 아시아 지역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세는 주목할 만하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에서 맹활약 중인 10대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을 제치고 지난해 성장률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중국 전체 화장품 시장이 전년 대비 9.8% 성장하는 동안, 아모레퍼시픽은 31%나 성장했다.
특히 라네즈 브랜드는 해외 매출 중 67%를 중국에서 거두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들의 격전지답게 혁신적인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중국의 여심을 꿰뚫은 신제품이 매출 신장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대표 제품인 ‘라네즈 BB 쿠션’은 “한국 여성들처럼 촉촉하고 깨끗한 피부를 갖고 싶다”는 중국 여성들의 욕구를 자극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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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관계자는 “같은 아시아 국가라도 소비 성향이 미세하게 다르다 보니 국가별 특성에 맞는 마케팅을 펼치는 게 시장 공략과 성공의 핵심이 된다”고 전했다.
라네즈의 경우 구매력이 높고 피부에 대한 관심이 높은 싱가포르에서는 수분 및 기능성 성분이 담긴 기초 화장품을, 화려한 화장을 좋아하는 필리핀과 말레이시아에서는 색조 제품을 중심으로 한 판매 정책을 펴고 있다. 마몽드는 중국 현지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춘 전용 상품을 내놓으며 현지화에 힘쓰고 있다.
환경, 사회적 측면에서도 기업의 책임을 다한다는 인식 역시 해외 사업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30일 국내 뷰티·헬스업계 최초로 4년 연속 다우존스지속가능경영지수(DJSI)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유동자산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상위 2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발표하는 ‘DJSI월드’는 물론, 아시아 지역과 국내로 세부화해 평가를 받는 공인 절차를 모두 통과한 것이다. 회사 측은 “당장의 이윤을 찾는 게 아니라 현지인들과 호흡하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좀 더 갖추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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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