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락 기자·사회부
높은 곳에 건립되는 울산의 공공청사는 법조타운뿐만 아니다. 2004년 2월과 9월 각각 완공된 울산시교육청(지상 8층)과 울산지방경찰청(〃 9층)도 함월산 중턱에 들어섰다. 해발 220m인 함월산은 ‘울산의 진산(鎭山)’으로 불린다. 시교육청보다 더 높은 곳에 위치한 울산경찰청 전망대에 서면 울산 시가지는 물론이고 동해 바다까지 훤히 보인다.
울산으로 이전할 11개 공공기관이 들어설 혁신도시도 시교육청과 경찰청 주변의 함월산 중턱에 조성된다. 이들 공공기관의 진입로 역시 ‘법대로’와 마찬가지로 오르막길이다.
울산의 공공기관들이 유독 높은 곳에 많이 건립되는 것은 “좋은 위치를 제공할 테니 우리 지역으로 와 달라”는 자치단체 간의 유치전 탓이다. 이에 편승해 공공기관들도 민원인 접근성은 고려하지 않고 위치를 선정했다.
시민들을 내려다보듯 높은 곳에 우뚝 서있는 공공 청사가 마냥 아름다워 보이진 않는다. 권력의 힘이 많이 빠졌다고는 하지만 거리감도 느껴진다. ‘몸’은 비록 높은 곳에 두더라도 ‘마음’만은 낮은 곳으로 향해주기를 많은 시민은 바라고 있다.
정재락 기자·사회부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