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과학콘서트 MFS 2013]노벨생리의학상 리처드 로버츠“생명의 신비 제대로 밝혀내려면… 젊은이들의 참신한 사고 필요”
미래과학콘서트는 과학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강연과 토크쇼의 형식으로 진행됐다. 28일 리처드 로버츠 박사(위)는 생물정보학에 대해, 앤드루 파이어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새로운 분자 화합물에 대해 강연했다. 이들은 각각 1993년과 2006년에 노벨상을 받았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미래과학콘서트의 첫 번째 강연을 맡은 리처드 로버츠 박사는 ‘21세기를 위한 생물정보학’ 강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생물정보학이란 DNA, RNA, 단백질 등 복잡한 생체 내 정보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컴퓨터로 분석해 의미 있는 결과를 얻어내는 학문이다.
그는 뉴잉글랜드바이오랩 연구개발 최고책임자로 1993년 진핵생물의 DNA 인트론과 유전자 접합 메커니즘을 발견해 노벨상을 받았다. 생물정보학은 DNA의 구조와 특성을 바탕으로, 중요한 생명현상을 설명하려는 생물학의 한 분야다. 로버츠 박사는 생물정보학과 생화학적 실험법을 조합해 새로운 효소를 발견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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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날 미래과학콘서트에 참여한 청소년들에게 생물정보학에 대한 관심을 주문했다.
“박테리아의 1600개 유전자 중 1200개는 유전자의 기능과 상호작용 등을 완전히 규명했거나 적어도 추정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400개의 유전자에 대해서는 추정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완전히 생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지의 유전자와 이전 발견된 결과의 유사성을 토대로 예측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이 조차 몇 세대 후 다른 점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젊은이들이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생물정보학은 이전보다 더 참신한 예측과 실험이 필요하므로 젊은이들의 새로운 사고가 요구되는 분야라고 그는 마무리했다.
▼ “지렁이와 안 싸우고 딸기 얻으려면?” ▼
노벨생리의학상 앤드루 파이어
“나쁜 박테리아만 골라 표적 파괴… 특수화합물 활용 폭 무궁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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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파이어 스탠퍼드대 의대 교수는 ‘생물학적 도전과 화학적 기회’라는 주제로 자신의 핵심 연구 분야인 분자생물학과 RNA 간섭을 설명했다. RNA 간섭은 세포 내에서 활성화 상태의 유전자와 비활성화 상태의 유전자를 구별하는 유전자 조절현상을 가리킨다. 작은 크기의 RNA가 큰 RNA에 결합하여 이들을 활성화시키거나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파이어 교수는 이 현상을 처음 발견한 공로로 200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독성이 강한 ‘메틸브로마이드’나 ‘아이브로메틴’ 같은 농약을 사용하면 지렁이가 딸기의 뿌리를 먹지 못하게 될 수 있지만, 지렁이가 농약에 대한 내성을 키울 수 있거나 쇠똥구리 같이 좋은 생물에게까지 해를 미칠 수 있습니다.”
파이어 교수는 생물화학적 부작용에 대해 위와 같이 설명했다. 특정한 기능을 얻으려고 하다가 다른 부작용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는 페니실린이 박테리아를 죽일 수 있다고 해서 사람에게 직접 처방하면 유용한 박테리아까지 죽을 수 있고, 암세포와 정상세포, 해충과 농부도 비슷한 관계라면서 생물학적 도전과 화학적 기회가 이런 부작용을 극복하는 데 있음을 암시했다.
“RNA 간섭현상으로 특정 RNA 분자가 어떤 표적을 찾아서 파괴할 수 있습니다. 유전공학기술의 발달로 이 방법이 안전하다고 알려졌습니다. 현재는 표적 화합물을 만드는 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지만 앞으로는 좀 더 저렴한 가격에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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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 교수는 “이런 화합물을 만들기 위해서 실험실에서는 100개씩 다양한 조합을 한 화합물을 만들고 생물 테스트를 한다. 생물이 죽는지 죽지 않는지 실험해 사용가능한 화합물을 골라내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표적 화합물을 만드는 기술을 우리가 앞으로 몇 년간 발전시켜야 한다며 마트에서 유기농 딸기와 함께 RNA 간섭 딸기를 먹는 날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새미 동아사이언스 기자 sae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