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외국인투수 핸킨스는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필승 롱릴리프로 활약하며 불안했던 불펜에서 소금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핸킨스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 6회초 마운드에 올라 역투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두산 데릭 핸킨스
포스트시즌 개막 전 불펜으로 전환
5차례 등판 10.1이닝 무실점 활약
“언제든 마운드에 오를 준비 돼있다”
두산은 시즌 내내 불펜 불안으로 고전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선 다르다. 고정 마무리투수가 없는 가운데서도 여러 투수들이 번갈아가며 승부처에서 호투를 펼쳤다. 외국인투수 데릭 핸킨스(30)도 두산 불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공헌자다. 핸킨스는 포스트시즌 두산의 ‘필승’ 롱릴리프로 활약하며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시즌 중반 핸킨스는 게릿 올슨의 대체 용병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고 선발 요원으로 나섰지만 큰 재미는 보지 못했다. 12차례 등판에서 3승3패, 방어율 6.23에 그쳤다. 두산이 원했던 안정적 선발투수의 모습은 아니었다. 포스트시즌 개막과 함께 김진욱 감독과 정명원 투수 코치는 핸킨스의 활용방안을 놓고 의견을 나눈 뒤 고심 끝에 불펜으로 쓰기로 결정했다.
불펜 등판은 핸킨스에게 낯설지 않았다. 핸킨스는 “프로생활을 시작할 때는 선발투수였지만, 2009년부터는 마이너리그에서 불펜을 경험했다. 마무리투수를 하기도 했다. 익숙한 자리였다. 내 활용법을 두고 코칭스태프가 고민하는 것 같아 ‘나는 어느 보직이든 괜찮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불펜투수가 된 핸킨스는 포스트시즌에서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28일 한국시리즈 4차전 2.2이닝 1안타 4탈삼진 무실점까지 포함해 포스트시즌 5차례 등판에서 10.1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핸킨스는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이 되고 있으니 기분 좋다. 언제든 마운드에 오를 준비가 돼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 “용병? 나는 두산 선수다!”
악전고투를 거듭하면서도 두산은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우승에 대한 의욕이 높은 것은 핸킨스도 마찬가지. 그는 “2010년 피츠버그 더블A에서 우승을 했다. 하지만 당시 관중은 8000명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이곳에선 경기장을 가득 메운 열성 팬들과 함께하는 우승이다. 의미 자체가 다르다. 꼭 우승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잠실|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