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106… 17개월만에 최고, 3분기 성장률 오름세 힘입어의료-교육비에 의류비 지수도↑, 경제훈풍 수출→내수 확산 뚜렷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CSI는 전월보다 4포인트 오른 106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5월(106) 이후 1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5월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CSI는 지난달 경조비 등의 지출 부담이 큰 추석 연휴의 영향으로 하락했으나 이달 들어 다시 급등한 것이다.
CSI는 기준치 100보다 높으면 경제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그렇지 않은 소비자보다 많다는 뜻이고,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다.
구체적으로는 가구의 필수지출 항목들인 의료·보건비 지출전망 지수가 112로 전월보다 5포인트 상승했으며 교육비 지출전망 지수도 104로 전월보다 3포인트 높아졌다. 올 1분기 외래치료 관련 지출이 2.2% 감소하는 등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으며 허리띠를 졸라매던 가구들이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필수지출부터 다시 늘리고 있다는 의미다.
또 의류비 지출전망이 102로 올 들어 처음으로 기준치를 넘어섰으며 경기회복기에 늘어나는 외식비와 여행비, 문화비 지출전망도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9월 들어 일본 방사능 우려에 따른 식료품 매출 부진으로 대형마트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3% 줄었지만 백화점 매출은 2.8% 늘었다.
특히 백화점 매출은 명품이나 취미생활 용품과 관련한 고가품 중심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백화점의 명품관 에비뉴엘의 매출은 8월 14.4% 증가하면서 올 들어 처음 10%대를 기록했다. 50만∼90만 원대 고급형 커피머신은 올해 1∼9월 32% 늘어 가격이 낮은 일반 제품(6%)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부자들이 본격적으로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도 당초 정부가 세웠던 목표인 2.7%를 무난히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25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내수 증가에 힘입어 한국은 앞으로도 전 분기 대비 1%가량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남은 관건인 투자 역시 정부가 경제민주화 입법을 마무리하고 투자활성화에 중점을 두면서 여건이 개선되는 상황”이라며 “현재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2.8% 정도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권기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