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예찬/정운찬 지음/232쪽·1만5000원/휴먼큐브
책을 읽으면 저자의 유별난 야구사랑이 이해된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얼떨결에 뛴 동네 야구경기에서 플라이 볼을 2개나 잡으며 야구에 푹 빠졌다. 재능은 부족했는지 중학생 때 ‘주전자 선수’(후보 선수)로 열심히 했지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그만둬야 했다.
그래도 야구로 얻은 게 많았단다. 1985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주장하며 고려대 성균관대 한신대 교수들이 적극 움직일 때 서울대 교수들은 주저하고 있었다. 그는 파울볼을 맞고 퉁퉁 부은 얼굴로 경기했던 용감함과 대담함으로 총대를 멨다. 미국 대학교수 면접 때도 면접관의 곤란한 질문을 피하려고 야구 이야기로 시간을 끌었더니 어렵지 않게 임용됐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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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사주엔 ‘운이 꽉 찬 놈’이 있단다. 자신의 버킷리스트로 꼽았던 미국 메이저리그 시구를 했고, 좋아하는 야구를 책으로 썼고, 일명 ‘야구여신’ 김민아 MBC 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와 만나 대담까지 했으니 맞는 말 같다. 그가 뽑은 야구의 꽃은 투수. 그도 투수가 전력투구를 하듯 힘껏 책을 썼단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