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정수빈. 스포츠동아DB
■ 두산 정수빈
정수빈(23)은 두산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기까지 발판을 놓은 ‘숨은 영웅’이었다. 결정적 순간 공·수·주에서 맹활약하며 흐름을 바꿔놓았다. 특히 1승1패로 맞선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5-3으로 앞선 7회초 1사 1루서 LG 이병규(9번)의 잘 맞은 좌중간 2루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낸 그의 호수비는 이번 시리즈의 결정적 장면이었다. LG 유지현 수비코치도 “정수빈의 캐치 하나가 승패를 갈랐다”고 인정했다. 정수빈에게 이번 포스트시즌은 특별하다. 단순히 기록이 좋고,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프로 데뷔해였던 2009년부터 줄곧 밟았던 ‘가을무대’지만, 지난해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동료들과 함께 뛰지 못했던 아쉬움이 마음 한편에 크게 자리 잡고 있는 까닭이다.
정수빈은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LG전에서 자신의 파울 타구에 맞아 안면 안와골 골절상을 입었다. 결국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빠졌고, 두산이 롯데와 준PO를 치르는 모습을 병실 안에서 지켜봤다. 8시간이나 걸린 큰 수술 뒤에도 그는 팀만 걱정했다. 동기이자 친구인 허경민에게 “네가 잘 해야 한다. 힘내라”고 응원하기도 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