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열풍… 원자재값 꺾이면서 펀드 88개중 63개가 손실원금 반토막 상품도… ‘상투’ 잡은 투자자들 “환매도 포기”
○ 3년 수익률 ―50%… “환매도 못하겠다”
신흥국 개발 붐을 타고 한때 열풍을 일으켰던 원자재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다. 대부분 펀드의 3년 수익률이 20% 이상 마이너스인 데다 특정 펀드는 ―50%까지 수익률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1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1일 기준 금, 천연자원 등 원자재 관련 펀드 가운데 최근 3년 운용 실적은 금 펀드가 ―19.6%, 천연자원 펀드가 ―24.9%, 원자재 펀드가 ―20.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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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인 2010년은 금값이 치솟으며 원자재 펀드가 각광받을 때다. 달러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금이나 광물, 석유 같은 원자재로 투자 자금이 몰려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은행, 증권사 창구에서는 “요즘 최고 수익률은 원자재 펀드”라며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가입을 권했다. 하지만 열풍은 오래 가지 못했다. 2010∼2011년 최고가를 찍은 원자재 가격이 하나둘씩 꺾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강유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거의 모든 종류의 원자재를 흡수하던 중국의 성장률이 둔화되기 시작하면서 소비마저 줄어들어 원자재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 한동안 하락세 이어질 듯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한동안 비관적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금과 석유에 대한 전망이 좋지 않다. 이석진 동양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차기 미국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재닛 옐런으로 확정되면서 통화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걷히자 안전자산 수요가 줄어들면서 금값이 하락하고 있다”며 “원유는 조만간 배럴당 100달러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지훈 한국투자신탁운용 실물자산운용본부 팀장은 “원유의 경우 셰일가스 개발, 미국의 원유 수출 검토 등으로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중국이 꾸준히 도시 개발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구리 등 비철금속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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