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29일 고려대서 열리는 ‘과학영웅과 함께하는 미래과학콘서트’
○ 노벨상 드림팀 한국 찾는다
강연자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역시 올해 노벨 화학상을 받은 아리에 와르셸 교수(미국 남캘리포니아대). 그는 이론화학자다. 수학적 계산과 이론을 통해 분자의 세계를 분석하는 이론화학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온 건 1998년 이후 처음이다. 거대 분자의 복잡한 화학반응을 컴퓨터로 실험하고 예측하는 기반을 마련해준 업적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와르셸 교수는 연구에 대한 엄청난 집중력과 함께 겸손한 성품, 특유의 유머러스한 성격으로 유명하다. 노벨상 수상이 확정된 뒤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선 “잠을 자다 새벽 2시에 수상 소식을 알았다. 상금은 아내에게 물어보고 쓰겠다”며 웃었다. 이번 방한과 관련해선 “자연과학 축제에 참석하게 돼 영광이다. 한국 청소년과의 만남도 기대한다”고 전했다.
리처드 로버츠 뉴잉글랜드 바이오랩스 과학담당 최고책임자(CEO)도 한국을 찾는다. 그는 1993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생화학자이자 분자생물학자인 그는 ‘분리유전자’를 발견해 유전병과 일부 암이 유전자 정보조합의 이상에서 비롯됐음을 밝혀냈다. 최근엔 생물정보학과 생화학 실험법의 조합을 사용해 새로운 효소를 발견하기 위한 방법 연구에 뛰어들었다.
앤드루 파이어 교수는 200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병리학과 교수로 2011년 한국 청소년들과 만난 적이 있다. 서울 강동구 상일여고의 수학·과학 영재 학급이 한양대 자연과학대와 연계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였다. 당시 특강에서 그는 “아무리 노력해도 세상이 알아주지 않을 수 있다. 중요한 건 최선을 다해 의무를 다한 자신에게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는 거다. 그게 노벨상 수상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 롤 모델 만나 기대돼
김민선 양(용인외고)은 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중 귀가 들리지 않아 수술을 받던 청소년을 보고 의공학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의 롤 모델은 앤드루 파이어 교수. 김 양은 “생물책에서만 이름을 보던 파이어 교수님을 직접 뵙게 돼 꿈만 같다. 교수님의 이론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연구에 임하는 과학자의 자세도 상세하게 물어보겠다”며 웃었다.
“노벨 화학상을 여자 연구자가 탔다는 기사를 초등학교 6학년 때 과학동아에서 봤다. 그때부터 아다 요나트 박사의 팬이 됐다. 노벨상이란 타이틀이 부담될 법한데 꾸준히 성과를 내는 열정을 함께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미래과학 콘서트에 거는 과학 전문가들의 기대 역시 학생과 비슷했다. 고려대 송현규 교수(생명과학부)는 “나와 비슷한 분야의 연구를 하는 요나트 박사는 역사에 꼽을 만한 과학자다. 최근엔 그분이 했던 연구의 일부분을 가르친다. 학생들에게도 꼭 가서 들어보라고 권유할 계획”이라고 얘기했다.
신진우·전주영 기자 niceshin@donga.com
이예은 인턴기자 이화여대 역사교육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