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에스메랄다(바다 분) 앞에서 오열하며 ‘춤을 춰요, 나의 에스메랄다’를 열창하는 콰지모도(윤형렬 분). 뮤지컬 노트르담드파리는 마음을 울리는 음악과 뛰어난 볼거리를 앞세워 전 세계에서 1000만 명 이상 관람객을 동원한 명작이다. 사진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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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노트르담드파리’
4년 만에 한국어 라이선스 버전 공연 재개
콰지모도의 표준 윤형렬, 재해석한 홍광호
바다·정동하 화려한 출연진…모두가 주연
“아름다운 도시 파리/전능한 신의 시대/때는 1482년, 욕망과 사랑의 이야기 …” 무대에 조명이 들어오면 파리의 음유시인 그랭구아르가 파란 색이 묻어날 듯 청아한 목소리로 읊조리듯 ‘대성당들의 시대’를 노래한다. 관객들은 숨 쉴 새도 없이 1400년대 프랑스 파리로 강제 이주되어 버린다. 배트맨의 고담 시처럼 어둡고 눅눅한 도시. 종교를 상징하는 대성당의 시대가 찾아오고, 새로운 천년을 맞이한 세상. 인간들이 유리와 돌 위에 자신들의 역사를 오롯이 새기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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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주연이야? 모두가 주연같은 노트르담드파리
‘노트르담드파리’를 보면서 늘 드는 생각은 ‘주인공이 따로 없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명함’에는 종치기 콰지모도(홍광호·윤형렬)가 주연으로 되어 있지만 욕망과 집착의 길을 걷다 파멸에 빠지는 신부 프롤로(민영기·최민철), 위험천만할 수준의 매력을 소유한 집시여인 에스메랄다(바다·윤공주), 집시들의 우두머리 클로팽(문종원·조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음유시인 그랭구와르(마이클 리·전동석·정동하), 에스메랄다가 사랑하는 근위대장 페뷔스(김성민·박은석)가 모두 주연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이들은 캐릭터의 비중은 물론 등장회수도 엇비슷하다. 마치 다양한 개성을 앞세워 ‘떼’로 승부하는 아이돌그룹같다. 관객은 자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캐릭터, 좋아하는 배우가 누구냐에 따라 저마다 다른 주연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 홍광호·윤형렬의 콰지모도 연기대결
‘노트르담드파리’는 음악도 워낙 뛰어나지만 볼거리도 많은 작품이다. 특히 앙상블 배우들의 움직임은 그야말로 놀라워, 비보잉과 아크로배틱도 불사한다. 15세기 대성당의 이미지를 구현해 놓은 무대도 신선한 예술적 아이디어로 가득하다. 우리나라 뮤지컬 남자배우 중 노래에 관한 한 ‘No.1’에 꼽히는 홍광호의 첫 콰지모도 변신도 흥미롭다. ‘꿀성대’로 불릴 정도로 미성을 지닌 그의 콰지모도는 상당히 새롭다. 거칠고 투박한 쇳소리를 내야 하던 콰지모도의 전형을 자신만의 목소리로 재해석했다. 반면 2007·2009년에 콰지모도를 맡아 ‘노트르담드파리’ 열풍을 이끌었던 윤형렬은 풍부한 감성의 허스키보이스로 콰지모도의 ‘국제적 표준’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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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 놓치면 후회할 걸!
● ‘눈 부릅’ 뜨고 봐야 할 명장면
공중에 매달린 거대한 세 개의 종에서 펼치는 배우들의 연기는 아찔할 정도다. 특히 외줄에 의지한 채 온 몸으로 종을 흔들어 대는 장면은 보는 이의 숨을 막아버린다.
● ‘귀 활짝’ 열고 들어야 할 명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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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트위터 @ranbi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