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스-모비스서 지도자 데뷔… LG 지명 박래윤, 형 래훈과 한솥밥혼혈선수 문태종-태영 형제도 유명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쌍둥이 형제 조상현(오리온스·왼쪽)과 조동현(모비스). 올 시즌에는 나란히 코치로 코트에 나선다. KBL 제공
“오랜만이네. 코치 생활 적응 어떠니?”(조상현).
5분 차이로 세상에 나온 농구 코트의 쌍둥이 형제 조상현(37)과 조동현은 요즘 서로 얼굴 볼 일이 별로 없다. 지난 시즌 약속이나 한 듯 나란히 은퇴한 뒤 조상현은 오리온스에서, 조동현은 모비스에서 코치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모처럼 만나 안부를 나눴다. 이들의 재회는 7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이후 거의 3개월 만이었다. 지난 추석 때는 모비스가 중국 국제대회에 출전하느라 얼굴을 볼 수 없었다.
현역 시절 화려한 스타로 주목받던 이들은 초보 코치로 변신해서는 모든 게 새롭다. 늘 감독과 선배 코치를 챙기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조상현 코치는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님이 새벽잠도 줄여가며 연구를 많이 하셔서 나도 하루에 4∼5시간밖에 못 잔다.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KT에서 은퇴한 후 모비스로 옮긴 조동현 코치는 “주장으로 후배들에게 다가가는 것과 코치로 선수들을 대하는 게 많이 다르고 조심스럽다. 아직 배울 게 너무 많다”고 털어놓았다. 조동현 코치는 수가 많아 ‘만수(萬手)’라고 불리는 유재학 모비스 감독 밑에서 코치 경력을 쌓고 있는 게 행운이라고 했다. 그는 “유 감독님이 지시하는 전술 내용과 지적사항을 꼼꼼하게 메모하고 있다. 노트라도 만들어 두면 큰 재산이 될 것”이라며 고마워했다.
LG 가드 박래훈(왼쪽)과 그의 동생 박래윤. 박래윤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LG에 지명돼 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형제가 같은 팀에서 뛰게 됐다. LG 세이커스 제공
지난 시즌 종료 후 전자랜드에서 LG로 이적한 혼혈 선수 문태종은 지난 시즌 모비스 우승의 주역 문태영과 우정 어린 형제 대결을 다짐하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