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김덕수 씨(31)는 지난달 20일 미국 피츠버그대 행정학 교수 2명과 함께 비무장지대(DMZ) 관광을 다녀왔다.
각각 40대, 60대였던 두 교수는 원래 세미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지만, DMZ를 보기 위해 항공기 예약 일정까지 바꿨다. 김 씨는 “두 교수님들은 정책학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북한에 관심이 많았다”며 “개성공단을 비롯한 북한의 시설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즐거워했다”고 전했다.
○ ‘DMZ 투어’ 효자 관광상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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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DMZ 투어의 이용객 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 DMZ 투어의 필수 여행지로 꼽히는 경기 파주시 ‘제3땅굴’을 방문한 내·외국인 수는 2008년 50만5878명에서 지난해 97만1646명으로 4년 새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특히 DMZ 투어를 이용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며 지난해에는 외국인 방문객 수(51만 명)가 내국인(45만 명)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올해 초 남북관계가 경색되며 관광객 수가 일시적으로 급감했지만 상반기(1∼6월)에만 33만 명이 다녀갔다. 여행업계는 올해 최소 70만∼80만 명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티투어의 김태일 부장은 “예전에는 미국이나 유럽지역에서 온 비즈니스 고객들이 DMZ 투어 상품을 많이 찾았으나 최근 몇 년간 중국인 관광객의 비중이 크게 늘었으며 연령대와 출신 국가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 VVIP투어·의료관광 접목 등 상품 다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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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DMZ 철책선 걷기 투어 상품을 개발한 DMZ관광주식회사의 장승태 대표는 “예전에는 안보관광을 표방해 주로 경기 파주 지역을 도는 코스를 운영했지만 요즘에는 생태 관광지로서 DMZ의 가치를 재조명해 평화와 환경을 주제로 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시티투어는 한국관광공사와 공동으로 외국인 개별관광객 전용 ‘DMZ 투어버스’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제까지 DMZ 관광은 신고절차와 접근성 등으로 단체관광 위주였지만 DMZ 관광을 원하는 수요가 꾸준히 늘어 개별 관광을 시작하게 됐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경기 가평군에 있는 청심국제병원도 중국인 최우수고객(VIP)을 위해 각종 의료검진과 쇼핑센터 방문, DMZ 투어를 관광 상품으로 묶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전담코디와 통역자, 고급차량 픽업서비스가 포함된 이 상품의 가격은 4550만 원. 이 병원 관계자는 “세계 유일의 관광자원인 DMZ와 병원 고유의 의료상품을 엮으면 세계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의료관광 상품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관광 전문 여행사인 코스모진은 외국인 초우량고객(VVIP)과 주한 외국인 가족 등을 대상으로 DMZ, 공동경비구역(JSA) 투어 상품을 운영 중이다. 특히 VVIP를 대상으로 한 상품의 경우 일반 투어 경로와 달리 VVIP의 취향에 따른 개별 방문 계획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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