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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정상 34년만에 만날까

입력 | 2013-09-17 03:00:00

내주 유엔총회서 대면 여부 관심… 시리아 해법 위해 ‘우연한 만남’ 조율
오바마 “로하니와 핵문제 서신 교환”




미국과 이란의 대통령이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대면할 가능성이 제기돼 시리아 화학무기에 이어 이란 핵문제도 외교 협상으로 해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다음 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양국 정상이 대면하는 것은 1979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무하마드 리자 팔레비 이란 국왕이 만난 이후 처음이다.

이란 전문가이자 전미 이란계 미국인협회 트리타 파르시 회장은 “양국 지도자의 만남은 시리아 화학무기 해법을 담은 ‘제네바 합의’ 이행에 커다란 정치적 압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르시 회장은 “양국 정상이 만나더라도 ‘양측에 진술 거부권을 주기 위해’ 정식 회담 형식이 아닌, 복도에서 우연히 만나는 쪽으로 조율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미국 ABC방송의 시사 프로그램 ‘디스 위크’에 출연해 로하니 대통령과 최근 서한을 교환하고 핵 문제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두 정상이 어떤 형태로든 대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란이 교훈으로 삼아야 하는 것은 이런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여지가 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외교부도 15일 윌리엄 헤이그 외교장관과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이 이달 유엔총회 기간에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리아 내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돼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는 유엔 조사단의 보고서가 16일 발표됐다. 안보리의 한 관계자는 “매우 광범위한 증거를 확보했다. 보고서 상세 내용을 보면 화학무기 공격 주체가 어느 세력인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15일 프랑스 TF1 TV에 출연해 이번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에 대한 합의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군사력을 동원한 해법도 남겨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16일 파리에서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교장관, 존 케리 미 국무장관, 헤이그 영국 외교장관과 함께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에 대한 유엔 결의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파리=전승훈·워싱턴=정미경 특파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