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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회째 맞은 음악계의 노벨상 ‘폴라 뮤직 프라이즈’

입력 | 2013-08-30 03:00:00

매년 팝-클래식 뮤지션 한팀씩 선정… 국왕이 직접 시상
올해는 세네갈 문화장관 은두르, 핀란드 작곡가 사리아호가 받아




27일 오후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 2013 폴라뮤직 프라이즈 시상식에서 세네갈 음악인 유수 은두르(앞줄 오른쪽 밝은 색 옷)가 스웨덴 국왕 칼 구스타브 16세에게서 상패를 받고 있다.

노벨상에는 음악 부문이 없다. 그 대신 스웨덴 국왕은 매년 폴라 뮤직 프라이즈(Polar Music Prize)를 세계에서 단 두 팀의 음악인에게 수여한다. 대중음악에서 한 팀, 클래식에서 한 팀을 나란히 선정하는 것이 이 상의 특징이다. 미국의 그래미 어워드, 영국의 브릿 어워드처럼 상 이름에 ‘어워드’가 붙는 대신 노벨상(Nobel Prize)처럼 ‘프라이즈’란 단어가 붙는다. ‘음악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이유다. 상금은 100만 크로나(약 1억7030만 원).

폴라 뮤직 프라이즈는 아바의 모든 히트 곡 노랫말을 쓰고 아바의 매니저를 맡았던 스티그 안데르손(1931∼97)이 1989년 제정했다. 노벨상에 음악 부문을 넣어 달라는 요청을 노벨위원회가 거부하자 안데르손은 사비 4200만 크로나(약 71억5260만 원)를 스웨덴 왕립 음악원에 기부해 상을 만들어 냈다.

스톡홀름 자택에서 만난 안데르손의 딸 마리 레딘 씨는 “아버지는 늘 팝 음악과 클래식 음악에 나란히 수여하는 상을 바랐고, 그것이 현재까지 폴라 뮤직 프라이즈를 다른 음악상과 다르게 만든 가장 큰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26일 오후 5시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 2013 폴라 뮤직 프라이즈에서는 세네갈의 뮤지션 겸 문화관광부 장관 유수 은두르와 핀란드 작곡가 카이야 사리아호가 칼 구스타브 16세 스웨덴 국왕에게서 직접 상을 받았다.

은두르는 세네갈 전통음악을 팝과 결합해 월드뮤직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리아호는 클래식 음악과 전자음악을 결합하고 고전 악기의 새로운 연주 기법과 화성을 실험한 혁신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은두르는 답사에서 “음악은 아프리카의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자신을 믿고, 대륙을 믿어라. 이건 새로운 아프리카를 위한 상이다”라고 말해 객석의 큰 환호를 받았다. 사리아호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장르에 주는 상이기에 특별하다. 앞으로도 새롭고 창조적인 음악이 편견이나 보수적인 분위기에 의해 사라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상자의 작품은 매년 시상식 무대에서 스웨덴 최고의 뮤지션이 재해석해 로열 스톡홀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한다. 이번 무대에선 은두르의 세계적인 히트곡 ‘세븐 세컨즈’를 네네 체리 등 스웨덴의 정상급 가수가 불렀다. 이 곡은 은두르가 2007년 내한 공연에서 재즈 보컬 나윤선과 듀엣으로 불렀던 작품이다.

폴라 뮤직 프라이즈는 스티그 안데르손 음악상 재단이 주관하고 안데르손의 유족과 다양한 스웨덴 음악 관계자, 유럽작곡가협회의 추천과 심사로 수상자를 정한다.

스톡홀름=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