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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바꾼 홍명보 “孫 잡고 첫승 맛보자”

입력 | 2013-08-28 03:00:00

9월 아이티-크로아전 대표 첫 발탁… 달라진 연계플레이 모습 보고 결정
팀내 입지 흔들 기성용-박주영 제외




손흥민(21·레버쿠젠)이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과 처음 손을 잡았다.

지난해 6월 올림픽 축구대표팀 사령탑이었던 홍 감독은 런던 올림픽에 나설 18명의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당시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던 손흥민의 이름은 명단에 없었다. 홍 감독은 “손흥민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 17세 이하 대표팀에서 뛰었다는 것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때 손흥민은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다음 시즌 한 단계 전진하기 위한 충전이 필요하다. 비시즌 동안 소속 팀과 함께 훈련을 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해도 아쉬움은 없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홍 감독은 수차례 손흥민을 부를 기회가 있었지만 호출하지 않았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조직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홍 감독에게 패스나 연계 플레이보다 개인기와 돌파를 선호하는 손흥민은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감독 취임 후 네 번의 경기에서 극심한 골가뭄(1골)에 시달리고 있는 홍 감독은 드디어 손흥민에게 기회를 줬다. 홍 감독은 아이티(9월 6일·인천축구전용경기장), 크로아티아(9월 10일·전주월드컵경기장)와의 두 차례 평가전에 나설 25명의 명단을 27일 발표하면서 손흥민을 호명했다. 홍 감독과 손흥민의 첫 인연이다.

최근 손흥민의 물오른 골 감각과 달라진 플레이스타일이 홍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손흥민은 프리시즌에서 3골을 넣었고, 11일 프라이부르크와의 개막전에서도 골을 넣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가 한층 발전했다. 혼자 돌파를 했던 예전과는 달리 동료들에게 패스를 해 공격 기회를 만들어주는 장면이 많아졌다. 홍 감독은 16일 독일로 직접 가서 손흥민의 경기를 지켜보고 대화도 나눴다. 홍 감독은 “대표팀에 와서 얼마만큼 도움이 될 것인지, 어느 정도의 기량을 보여줄 것인지는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손흥민의 달라진 모습이 홍 감독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틀림없다.

손흥민이 발탁된 것과 달리 기성용(스완지시티)과 박주영(아스널)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기성용은 감독과의 불화설 속에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박주영은 새로운 팀을 찾고 있다. 홍 감독은 “두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건 경기에 나가는 것이다. 그것이 자신들에게 도움이 되고, 한국 축구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일단 나가서 뛸 수 있는 팀을 찾는 게 중요하다”며 제외 배경을 밝혔다. 대표팀은 다음 달 2일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 입소한다.

◇축구 국가대표팀 명단(25명)

▽골키퍼=정성룡(수원) 김승규(울산) 김진현(오사카)

▽수비수=박주호(마인츠) 윤석영(QPR) 김영권(광저우) 홍정호(제주) 황석호(히로시마) 곽태휘(알샤밥) 이용(울산) 김창수(가시와)

▽미드필더=김보경(카디프시티) 손흥민(레버쿠젠) 이명주(포항) 윤일록 하대성 고요한(이상 서울) 한국영(쇼난 벨마레) 박종우(부산) 이청용(볼턴)

▽공격수=구자철(볼프스부르크) 지동원(선덜랜드) 조동건(수원) 이근호(상주) 이승기(전북)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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