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워킹맘에 재취업 기회, SKT-CJ-IBK기업銀 이어 동참
“계속 이렇게 무기력하게 살아야 하나 걱정됐어요.”
주부 원정은 씨(35)는 올해 2월까지 ‘스타벅스 적선점 점장’이라 적힌 명함을 갖고 살았다. 그런 그는 육아 때문에 직장을 그만뒀다. 지난해 셋째가 태어난 후 육아에 전념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전업주부’로 사는 게 만족스럽지만은 않았다. 원 씨는 “다른 사람들보다 뒤처진다는 생각,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그냥 ‘주부’로 남는 게 부담스러웠다”고 했다.
원 씨는 다음 달 다시 스타벅스코리아에 지원서를 낸다. 이 회사가 이전에 점장, 부점장을 했던 경력 단절 여성들을 대상으로 ‘시간 선택제 일자리’를 모집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은 스타벅스 이마트 등 그룹 전체에서 올해 말까지 1000여 개의 시간 선택제 일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임병선 신세계그룹 전략실 인사 담당 상무는 “유경험자를 고용해 서비스 수준이 높아지면 결국 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시간 선택제 일자리’를 채택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4시간 근무 워킹맘(일하는 엄마) 제도’를 만들고 올해 말까지 경력 단절 여성 350명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이 제도로 선발된 SK텔레콤 구로고객센터 상담원 이영아 씨는 “10년 넘는 상담사 경력이 아까웠지만 육아 때문에 어쩔 수 없던 상황에서 종전 월급의 60%를 받으면서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게 돼 좋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도 30일 시간제 일자리 근로자 신규채용 합격자를 발표한다. 지난달 서류 접수 결과 100명을 뽑는 데 약 23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번에 선발될 직원들은 하루 4시간 범위 내에서 일하며 초임 연봉은 약 1600만 원.
:: 시간 선택제 일자리 ::
스스로 근무 시간을 정해 정규직보다 짧은 시간을 일할 수 있도록 한 제도. 임금이나 4대 보험 등 복리후생은 정규직 직원과 차이가 거의 없다. 육아나 출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업무를 그만둔 이른바 ‘경력 단절’ 여성,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권기범·박창규 기자 ka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