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세기의 재판’ 시작… 보시라이 17개월만에 공개석상에
구카이라이
○ 평상복 차림 출두, 검찰과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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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보 전 서기가 다롄 시 서기로 재직할 때 비자금 500만 위안(약 9억 원)을 빼돌린 혐의도 추가했다. 뇌물과 횡령액을 합한 규모는 2679만 위안(약 49억 원)이다. 이는 사형유예판결을 받은 류즈쥔(劉志軍) 전 철도부장의 6460만 위안(약 118억 원)보다 적다.
다소 초췌한 모습인 보 전 서기는 일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며 검찰과 설전까지 벌였다. 그는 검찰의 공소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판사의 질문에 “사안별로 하나씩 말하겠다. 합리적으로 공정한 재판을 해주길 바란다”며 포문을 열었다. 40년 지기인 탕 총경리가 영상 증언을 통해 자신에게 3차례에 걸쳐 111만 위안(약 2억301만 원)을 줬다고 하자 그는 “영혼을 판 사람의 추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판사가 “증인의 인격을 헐뜯는 언어를 쓰지 말라”며 경고까지 했다.
또 검찰이 구카이라이가 보 전 서기와 함께 쓰는 금고에서 거액의 돈다발을 봤다고 말한 서면 증언을 제출하자 “정말 웃기고 가소롭다”며 거론할 가치조차 없다는 식으로 대응했다. 그는 “구카이라이가 자기 돈을 갖고 있는데 왜 공동 금고에서 돈을 꺼내 썼겠느냐”고 반박했다. 부부끼리 진실 공방을 벌인 셈이다. 또 중앙기율위원회 조사에서 탕 총경리로부터 뇌물을 받았다고 인정한 데 대해서는 “세부 사정을 몰랐고 머리가 텅 비어 있던 상태였다”며 과거 진술을 번복했다.
보 전 서기는 구카이라이가 쉬 회장에게서 돈을 받아 아들 유학비와 프랑스 주택 구입 등에 썼다고 한 데 대해서도 “아내한테서 전혀 들은 바 없다. 구카이라이와 쉬밍은 가까운 사이지만 나와 쉬밍은 일반적인 관계”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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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구카이라이의 영국인 닐 헤이우드 살해와 관련해서는 “보 전 서기가 살인 사건을 보고받은 뒤와 왕리쥔의 반역 도주 전후 일련의 직권남용을 저질렀다”고만 언급했다.
○ 이례적인 웨이보(微博·중국식 트위터) 재판 중계
산시(山西) 성에서 왔다는 남성(36)은 “이번 재판은 불법”이라며 공평과 정의를 주장했다. 그는 “내 성은 쭤(左) 씨”라며 자신이 좌파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다른 한쪽에서는 10여 명의 보 전 서기 지지자들이 마오쩌둥(毛澤東) 초상화를 들고 나와 시위를 벌이며 “보시라이 만세”를 외쳤다. “보시라이를 척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전반적으로는 좌파 성향의 주장이 많았다. 흥분한 일부 시민은 “외국 기자들이 왜 여기에서 취재를 하느냐”며 서양 취재진의 카메라를 뺏으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재판부는 23일 오전에 재판을 속개한다.
지난=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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