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20 월드컵서 2골 ‘약관의 스타’ 류승우
지난달 터키에서 끝난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의 8강 진출을 이끌었던 류승우(중앙대)는 “유럽의 큰 무대에서 뛸 수 있는 기회는 다시 올 것”이라며 자신의 앞날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류승우는 20세 이하 월드컵 후 독일 분데스리가의 도르트문트 구단으로부터 입단을 제안받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판단해 거절했다. 양구=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강원 양구에서 열리고 있는 제10회 전국 추계 1·2학년 대학축구대회에 출전한 류승우(20·중앙대)의 눈은 세계로 향해 있었다. 키 172cm의 공격형 미드필더 류승우는 7월 터키에서 막을 내린 20세 이하 월드컵 때 쿠바와의 조별 예선 1차전(2-1 승)과 포르투갈과의 2차전(2-2 무)에서 연속 골을 터뜨려 한국의 8강행을 이끈 주인공. 나이지리아와의 3차전(0-1 패)에서 왼쪽 발목을 다쳐 16강과 8강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귀국 후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도르트문트의 ‘러브 콜’을 받아 화제를 모았다. 또 그 제안을 거부해 다시 한번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 보름 고민했어요. 해외에 나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아직 좀 이르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계약 기간이 너무 길어 자칫 경쟁에서 밀리면 벤치만 지킬 수도 있을 것 같았어요. 좀 더 성장한 뒤 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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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우는 월드컵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꿈이 더 원대해졌다.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선수가 되겠다는 다짐을 매일 한다. 언제나 한결같이 축구에 매진하는 박지성(32·에인트호번)과 구자철(24·볼프스부르크) 같은 선수가 되는 게 꿈이다.
경남 김해 합성초교 4학년 때 본격적으로 축구를 시작한 류승우는 중학교 때 남수원중으로 진학했다. ‘큰물’에서 커야 한다는 아버지의 주장 때문이었지만 수원 출신 박지성을 본받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다.
고교 은사 한문배 수원고 감독(59)은 “(류)승우는 몸은 작았지만 축구를 즐길 줄 알았다. 아무리 힘든 훈련도 웃으면서 끝까지 소화했다.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도 힘썼다. 볼을 잡고 순간적으로 치거나 따돌리는 기술과 감각적인 슈팅은 국내 최고다”고 평가한다. 한 감독은 “페널티지역에선 오히려 침착해지는 ‘공격 본능’을 타고났다”고 덧붙였다. 조정호 감독은 “축구에 대한 열정과 성실성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터키에서 다쳤을 때 2∼3개월간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지만 류승우는 하루 5시간 넘게 치료와 재활에 매달려 6주 만에 팀 훈련에 합류했다. 조 감독은 “이렇게 빨리 회복될 줄 몰랐다. 이번 대회에 출전시키지 않으려 했는데 몸을 끌어올리려면 조금씩이라도 뛰어야 할 것 같아 내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풀타임을 뛰지는 못하지만 후반에 교체 투입돼 20분에서 최대 60분까지 뛰며 몸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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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