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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금강산관광 회담 9월 25일 금강산서 열자”

입력 | 2013-08-21 03:00:00

北의 ‘8월 22일 회담’ 제안에 역제의




정부는 북한의 금강산관광 재개 회담 제의와 관련해 “9월 25일 금강산에서 개최하자”고 수정 제의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20일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지 5년이 경과하는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발전적 해결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급하게 회담을 개최하기보다는 다음 달 25일에 열자는 전통문을 오후 6시 50분경 통일부 명의로 북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는 추석(9월 19일)을 전후해 열릴 예정인 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금강산관광 재개를 분리한다는 종래의 의사를 반영한 조치다. 다만 회담 장소는 북한이 원하는 금강산을 수용했다.

이에 앞서 북한은 20일 오후 1시 판문점 연락관 채널로 보내온 통지문에서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관광은 연관돼 있고 서로 분리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자신들의 제의에 남측이 호응할 것을 재차 촉구했고, 이산가족 상봉 실무접촉부터 23일 판문점에서 하자는 19일 남측 제안에는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북한은 17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에서 “22일 금강산관광 재개 회담을, 23일 이산가족 상봉 관련 실무접촉을 금강산에서 갖자”고 제안한 바 있다.

당초 정부는 회담 장소가 금강산이라는 점에도 부정적 태도를 보였으나 9월 25일이면 금강산에서 이미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이뤄진 다음이어서 장소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정부가 금강산 회담을 수정 제안함에 따라 관광 재개를 논의하겠다는 최소한의 성의는 보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 ‘금강산관광 회담후 이산상봉’ 北 연계에 ‘이산상봉 행사뒤 금강산회담’ 분리 대응 ▼

7월 10일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과 관광 재개를 연계해 두 회담을 열자고 했을 때 정부는 ‘우선 개성공단에 집중해야 한다’며 금강산 회담 자체를 거부했었다.

회담이 시작되면 남북 간에는 관광 중단의 책임 소재와 재발 방지를 놓고 신경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 이명박 정부가 내건 관광 재개의 조건은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3가지였다. 또 관광 중단 이후 북한이 일방적으로 남측 관리 인력을 내쫓고 면회소 등 시설을 몰수한 것에 대한 보상 문제도 정리돼야 한다.

아울러 관광이 재개될 경우 대가를 종전처럼 현금으로 지급할 것이냐를 놓고 논란도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현금 지불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에 저촉되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올해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채택된 안보리 결의 2094호는 ‘북한 핵, 탄도미사일,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등에 기여할 수 있는 대량 현금(벌크캐시)’을 북한과 주고받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하지만 유엔은 ‘경제·사회적 발전을 위한 원조’는 대북제재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명시했다. 따라서 관광대금의 성격을 놓고 남북 간에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사자인 한국이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유권해석을 의뢰하지 않으면 유엔이 이 사안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북한은 의도적인 딴죽 걸기로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

한편 북한은 이날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 연합군사연습에 대해 “모처럼 마련된 북남 사이의 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상대방을 모독하는 용납 못할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지하벙커)에서 ‘을지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주재한 것에 대해서도 “남조선 당국자는 이 전쟁모의에서 (중략) 호전적 망발을 거리낌 없이 늘어놓았다”고 비난했다.

조숭호·김철중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