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호. 스포츠동아DB
임대신분인 제주 유나이티드 이진호(29)가 친정팀 대구FC를 상대로 시즌 첫 골에 도전한다.
제주는 1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대구와 ‘현대오일뱅크 2013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23라운드를 치른다. 제주는 승리가 절실하다.
제주는 16일 현재 8승8무6패(승점 32)로 상위스플릿(1~7위) 진출의 마지노선인 7위에 자리해 있다. 상·하위 리그 구분까지 4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8위 부산(승점 31), 9위 성남(승점 30)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 대구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제주 공격의 선봉에 이진호가 선다. 그런데 한 가지 의아한 점이 눈에 띈다. 이진호는 현재 임대신분이다. 제주와 대구는 올 여름 최원권과 이진호를 6개월 단기임대로 맞바꿨다. 제주는 파괴력 있는 공격수가 필요했고, 대구는 오른쪽 측면 수비에 공백이 있어 양 팀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임대의 경우 친정 팀과의 경기는 출전하지 않는 게 관례다. 제주와 대구도 임대 계약 당시 이 조항을 넣었다.
그러나 제주 박경훈, 대구 백종철 감독의 통 큰 결단으로 이진호는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게 됐다. 제주 관계자는 “두 감독님이 전화통화를 하며 이진호와 최원권 모두 뛰게 하자고 합의하셨다. 100% 전력으로 팬들에게 최고의 경기를 보여주자는 생각이 일치하셨다”고 전했다.
사실 어느 팀에 유리할지 주판알을 튕기고 계산하다보면 이런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 하지만 두 감독의 우정이 합의를 이끌어 냈다.
박경훈, 백종철 감독은 대구 청구고 동기다. 고교시절 청구고의 전국대회 5관왕을 함께 이끌었고, 국가대표팀에서도 한솥밥을 먹으며 30년 이상 진한 우정을 이어왔다. 백 감독은 올 시즌 중반 당성증 전 감독이 갑자기 사퇴해 대구 사령탑을 이어받았는데 공교롭게 박 감독이 이끄는 제주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르기도 했다. 당시 두 팀은 1-1로 비겼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