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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가 묻어버린 한양도성 100년만에 발굴

입력 | 2013-08-15 03:00:00

조선신궁 건립위해 남산 회현자락 훼손, 신궁 추정 콘크리트 구조물도 발견돼




서울 중구 남산 중앙광장 분수대 인근에서 훼손된 한양 도성의 흔적이 발견됐다. 사진 오른쪽 일직선의 콘크리 트 구조물은 일제가 도성을 훼손하고 지은 조선신궁의 잔재로 추정된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일제가 1918년 서울 남산 한복판에서 한양도성(漢陽都城)을 훼손하고 건립한 조선신궁(朝鮮神宮)의 잔재로 추정되는 콘크리트 구조물이 발견됐다. 콘크리트와 함께 신궁 건립으로 묻힌 한양도성의 흔적도 발견됐다.

한양도성 복원을 위한 남산 회현자락 3단계 정비사업을 펼쳐온 서울시는 남산 중앙광장 분수대 근처 3곳에서 신궁의 흔적으로 추정되는 콘크리트 구조물과 도성의 유구(遺構·옛 토목건축 구조를 알 수 있는 실마리)를 발견했다고 14일 밝혔다.

남산 중앙광장 일대는 일제가 1925년 조선신궁 건립을 위해 한양도성 777m를 훼손한 지역이다. 조선신궁은 일제가 침략 시기 전국 1062곳에 세운 신사 중 가장 지위가 높은 곳이다. 일제는 남산에 1918년 신궁을 건립해 1925년 완공한 뒤 이곳에 일본 건국신화의 주역과 메이지 일왕을 안치해 한국인에게 참배를 강요했다. 신궁에 안치할 일본신들의 신표를 일본에서 부산역을 통해 경성역으로 이송해 일본의 신들이 조선에 문명을 가져온다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광복 직후인 1945년 9월 일제는 신궁의 시설을 철거해 본국으로 가지고 돌아갔다. 이후 이 자리에는 동·식물원과 분수대가 설치됐다.

이에 앞서 2009년 7월 회현자락 1단계 아동광장 복원 과정에서 신궁 진입부에 있었던 비석인 ‘황국신민서사지주(皇國臣民誓詞之柱)’의 밑부분이 발견된 바 있다. 이번 조사로 확인된 한양도성 성곽은 지표면으로부터 3∼4m 깊이에 벽돌 층계가 4∼5단인 곳도 있고 6∼7단인 곳도 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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