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주장 이병규(오른쪽 맨 앞)를 비롯한 선수들이 13일 대구 삼성전에서 16-9로 승리한 직후 코칭스태프와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환하게 웃고 있다. 난타전 끝에 승리를 거머쥔 2위 LG는 1위 삼성을 게임차 없이 바짝 추격하며 후반기 프로야구의 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삼성·LG,뜨거웠던 첫 판
1. LG 라커룸 “에어컨 한대 왜 치웠나” 원성
2. 장원삼 2.2이닝 ‘한경기 개인 최다 9실점’
3. 양팀 선발 전원안타…LG 게임차 없는 2위
13일 대구구장은 1위 삼성과 2위 LG가 만나면서 경기 전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날 경기 전까지 양 팀의 간격은 불과 1게임차. 경기의 중요도를 반영하듯 취재진도 평소보다 많이 몰렸고, 양 팀 선수단도 경기 전부터 장외신경전을 뜨겁게 펼친 데 이어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화끈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 원정 라커룸 에어컨 놓고 장외신경전
삼성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삼성 송삼봉 단장은 “에어컨 하나가 고장 나서 대구시에서 회수해간 것이다. 지난주 한화도 똑같은 상황이었지만, 별 얘기는 없었다. LG를 골탕 먹이려고 했으면 에어컨을 다 없애버리지 왜 하나는 놔두었겠나”라며 억울해했다. 삼성의 한 선수는 “우리 웨이트장에도 지금 에어컨이 고장 나 있다”고 했고, “우리도 지난 주말 광주에 갔지만, 거기도 에어컨이 하나밖에 없어서 버스에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 난타전으로 전개된 달구벌 전쟁
경기 전 삼성 류중일 감독과 LG 김기태 감독은 “아직은 승부처는 아니다”며 “1승1패면 본전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2연전이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 류 감독도 그래서인지 “2연전에선 첫 판이 중요하다. 더블헤더와 같다고 보면 된다”며 첫 경기에 임하는 각오를 내비쳤다. 김 감독은 “재미있는 게임이 될 것 같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양 팀은 1회부터 난타전을 벌였다. 삼성 선발 장원삼은 LG의 불방망이를 견디지 못하고 2.2이닝 동안 9실점(8자책점)하며 데뷔 후 최악의 피칭을 했다. 그동안 장원삼의 개인 1경기 최다 실점은 8실점(2012년 4월 17일 잠실 두산전)이었다. LG는 4회에 일치감치 시즌 첫 선발전원안타·전원득점을 달성하는 등 9회까지 18안타를 뽑아내며 올 시즌 팀 최다인 16득점을 폭발했다. 37일 만에 1군 마운드에 복귀한 LG 선발 주키치도 타선이 벌어준 넉넉한 점수를 지키지 못하고 4.2이닝 9실점(8자책점)으로 무너졌다. 삼성 역시 선발전원안타를 기록했다. 양 팀 선발전원안타는 역대 4번째 진기록이다. 그 과정에서 5회에는 삼성 조동찬이 타격 후 LG 1루수 문선재와 충돌해 부상으로 실려 나가기도 했다. LG는 결국 삼성과의 화력싸움에서 16-9로 승리해 최근 4연승을 달렸다. 이로써 LG는 승률 0.609를 기록하며 삼성(0.614)을 게임차 없이 승률에서 5리차로 뒤쫓게 됐다. 여름밤의 달구벌 선두싸움은 그야말로 전쟁이었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