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은 한화의 중심이다. 워낙 견제가 심해 전반기 한때 타격 밸런스가 흐트러지기도 했지만, 후반기 시작과 함께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30일 목동 넥센전에서도 4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3득점으로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김태균이 2회 우월솔로홈런을 치고 있다. 목동|김종원 기자
■ 한화가 꼽는 후반기 키플레이어
상대 팀 거르기 작전에 밸런스 무너져
후반기 들어 타격감 호전…연일 맹타
넥센전 홈런 포함 4연속경기 멀티히트
한화 김태균(31)은 팀의 상징적 존재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김)태균이를 팀에 다시 데려왔을 때 단순히 4번타자를 시키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며 “팀에 구심점 역할을 해줄 선수가 필요했다. 태균이가 선배, 후배, 외국인선수를 가리지 않고 안팎으로 잘 보살핀다. 선배들이 있었음에도 주장으로 선출된 이유다. 그 역할을 지금 아주 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말하면 김태균이 부진하면 팀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조건 거르는 상대팀의 작전에 김태균의 타격 밸런스가 조금씩 무너졌다. 공을 치지 못하다보니 타격감을 조율할 수 없었고, 잘못된 부분을 찾기도 힘들었다. 결국 슬럼프가 찾아왔다. 5월 한 달간 타율이 0.261까지 떨어졌다. 홈런도 나오지 않았고, 강했던 득점권에서도 무기력하게 물러나는 모습이었다.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나고 한화 코칭스태프는 키플레이어로 김태균을 꼽았다. 그가 중심을 잡아줘야 팀이 살아난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물론 김태균도 이를 잘 인식하고 있었다. 그는 후반기를 시작하면서 “이제 야구 잘 해야 한다”며 이를 악물었다. 말로만 그치지 않고 실력으로 보여줬다.
김태균은 후반기 첫 3연전이었던 23∼25일 대전 롯데전에서 13타수 6안타(타율 0.462) 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2루타 2개에 홈런 1개도 터트렸다. 30일 목동 넥센전(한화 10-3 승리)에서도 달아오른 방망이감을 한껏 과시했다. 이날 1회 1사 1·2루서 선제 결승 1타점 좌월2루타를 때려낸 데 이어 2회 2사 후 맞은 2번째 타석에선 솔로아치를 그렸다. 시즌 6호. 밀어 쳐서 우측 담장을 넘기는 이상적 타격이었다. 이 홈런으로 그는 4연속경기 멀티히트행진도 이어갔다.
한화 김응룡 감독은 경기 전 “김태균의 타격감이 좋아지고 있다. 밸런스가 좋아졌다. 몸이 쏠리지 않고 중심이 뒤쪽에 남아있다”고 칭찬했다. 본인의 부단한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김태균은 시즌 중반 타격 시 팔이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고무줄로 양쪽 팔을 고정시키고 타격훈련을 하는 등 부진 탈출을 위해 무척 애썼다. 그 덕분에 정확성과 장타력까지 겸비한 특유의 타격스타일을 되찾을 수 있었다. 살아난 김태균을 앞세워 넥센을 상대로 기분 좋은 후반기 첫 승을 챙긴 한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