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추신수 LA서 첫 맞대결
강남스타일’의 가수 싸이(오른쪽)와 배우 송승헌도 28일 다저스타디움을 찾아 류현진과 추신수의 맞대결을 지켜봤다. 싸이 트위터
신시내티의 추신수가 방문경기에서 팬들에게 이렇게 큰 박수를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28일(한국 시간) 신시내티-LA 다저스전이 벌어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은 마치 한국 구장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만원 관중 가운데 절반가량은 한인이었다. 다저스 구단이 한국 기자들에게 발급한 데일리 취재증이 90장이 넘었다. 전체 취재진만 150여 명에 이르러 플레이오프 분위기를 방불케 했다. 스몰마켓 팀(연고지가 중소도시인 팀)에서만 활동한 추신수가 “로스앤젤레스에 오니 산만해서 훈련에 집중할 수 없다”고 한 얘기가 실감나는 분위기였다.
강남스타일’의 가수 싸이(오른쪽)와 배우 송승헌도 28일 다저스타디움을 찾아 류현진과 추신수의 맞대결을 지켜봤다. 싸이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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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신수 형과의 대결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긴장이 됐다. 파워도 있고, 콘택트(볼을 맞히는) 능력도 있어 초구에 빠른 볼로 승부를 했는데 이후 제구가 흔들려서 볼넷을 내줬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오늘은 현진이가 지배한 경기였다. 경기 전에 비디오와 기록들을 참고하지만 실제 맞닥뜨리면 달라진다. 현진이와는 첫 대결이다. 두 번째 타석에서 현진이가 2구에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보통 좌타자에게는 구사하지 않는다. 직구라고 생각했다가 이미 늦어서 땅볼이 됐다. 6회에는 커브로 삼진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날 빼어난 투구를 선보인 류현진은 “몸 상태가 좋았다. 직구뿐 아니라 변화구도 낮게 제구가 돼 좋았다”면서 돈 매팅리 감독이 좀 더 다듬어야 한다고 지적한 브레이킹볼은 “변화구를 던지면서 스피드보다 각을 의식적으로 생각했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투수 류현진에 대해서 “기록이 말해주고 있다. 다저스뿐 아니라 어느 팀엘 가도 제2, 제3선발이 될 수 있는 훌륭한 투수다”고 평가했다.
처음으로 맞붙은 류현진-추신수 격돌은 역대 메이저리그에서 벌어진 한국 선수 투타대결로는 최상이었다. 미국 언론들조차 감탄했다. 다저스를 취재하는 일본인 본코바라 고지 기자는 “경기 후 두 선수의 프로페셔널한 인터뷰에 감탄받았다”면서 “오늘 너무 멋진 경기였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symoontexas@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