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들 잇단 연구결과 발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이사회 회장(오른쪽)이 2012년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열린 겨울 승마대회에 참가한 딸 제니퍼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게이츠 회장은 딸의 승마대회 참가를 위해 약 100만 달러를 지원해 화제를 모았다. 사진 출처 플라이넷픽처스
게이츠 회장은 20여 년 전만 해도 자선에 나서 보라는 주위의 권유를 단호히 뿌리쳤다. 하지만 결혼하고 딸을 낳으면서 생각이 바뀌기 시작해 1997년에는 자선재단인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까지 설립했다.
데이비드 로스 뉴욕 컬럼비아대 교수(경영학) 등 3명은 직원을 1만 명 이상 둔 덴마크 회사를 대상으로 10여 년간 임금 변화를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아들을 둔 CEO는 임금을 삭감한 반면에 딸을 가진 CEO는 급여를 깎지 않았다. 그랜트 교수는 “아빠들이 딸의 머리를 빗겨주고 댄스수업에 함께 나가면서 더 부드러워지고 타인에게 공감하게 되는 경향은 분명해 보인다”고 밝혔다. 딸을 가진 미국 의원들은 진보적인 법안에 더 많은 찬성표를 던진다는 연구 결과와도 맥을 같이한다고 로스 교수는 주장했다.
직장에서 여성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도 있다. 지난해 크리스천 데스조 메릴랜드대 교수(경영학) 등 2명이 1992년부터 2006년까지 미국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여성을 고위 임원진에 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평균 1% 더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 임원이 사내 남성 직원들에게 보다 관대하고 더 많이 정보를 공유하도록 권장하는 리더십을 보여 기업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