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관리기관-경찰-업자 3각 유착… 檢, 32명 붙잡아 14명 구속기소
국내 1위의 용제(솔벤트) 생산 업체인 ㈜CTC가 가짜 석유(경유) 제조업체들에 209억 원 상당(1747만 L)의 용제를 팔아온 혐의로 검찰에 적발됐다. 석유 품질 관리 주무기관인 한국석유품질관리원 고위간부들은 가짜 석유 유통업자들의 금품을 받고 단속 정보를 흘려준 것으로 밝혀졌다.
대전지검 천안지청 형사2부(부장 한웅재)는 가짜 석유 제조업자들에게 용제를 판매해온 CTC 회장 양모 씨(52) 등 가짜 석유의 원료제공, 제조, 유통, 단속정보 유출 등에 관련된 32명을 붙잡아 이 중 14명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CTC는 현대정유로부터 용제의 원료인 HCGO(수소화 분해과정에서 나오는 경유 유사 성상의 반제품)를 공급받아 용제를 제조한 뒤 이를 가짜 석유 제조업자에게 팔았다.
이들 업자는 가짜 석유를 유통업자에게 넘겼다. 하지만 단속업무를 맡은 석유관리원 감사실장 A 씨는 가짜 석유 단속정보를 대포폰으로 B 씨(49) 등 브로커에게 알려주고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 등 이 회사 간부 4명은 단속정보 브로커들에게 1인당 2000만 원에서 많게는 2억1000만 원까지 받고 단속정보를 흘린 혐의다. 검찰은 이들이 매월 브로커로부터 정기적으로 상납을 받고 보직이 바뀌면 유착 관계를 후임자에게 인수인계 해줬다고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사 C 씨(48) 등은 가짜 석유 판매를 약점 삼아 금품을 뜯어내려는 사람을 청부수사해 구속하고 14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천안=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