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산 킨텍스 ‘라바와 함께하는 곤충 체험전’ 가보니
‘라바와 함께하는 3D 곤충 체험전’의 대표작인 가로 34m, 세로 3m의 나비 3D 파노라마. 휴대전화나 카메라로 직접 찍어 출력한 뒤 특수 안경으로 보면 전시장에서처럼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고양=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 제1전시관 2A홀. 10일 관람하러 온 한 꼬마가 특수 안경을 쓰자마자 깜짝 놀라 엄마 품으로 뛰어들었다. 이곳에서 열리는 ‘라바와 함께하는 3D 곤충 체험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이 체험전은 여름방학을 맞아 유치원생부터 중학생, 학부모까지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됐다. 요즘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애벌레 캐릭터 ‘라바’를 만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특수 안경을 쓰면 여러 곤충들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 곤충 표본만을 전시하던 기존 형식에서 벗어나 고해상도 3차원(3D) 기법으로 촬영된 곤충의 대형 사진들이 풍성하다. 잔털 한 올 한 올까지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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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 들어가면 50여 개의 3D 파노라마 사진이 벽을 가득 메운다. 사진당 크기는 가로 10m, 높이 3m로 장수풍뎅이 나비 잠자리 사슴벌레 거미 개미 같은 곤충들의 대형 확대판을 감상할 수 있다. 책에서 튀어나오거나 푸딩을 먹는 사슴벌레 같은 재미있는 사진들도 눈길을 끈다.
“거미가 날 덮치는 것 같아요!” 남자 어린이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유치원생 김민성 군(6)은 “만져볼래요”라며 곤충을 손으로 잡아보려고 폴짝폴짝 뛰기까지 했다. 허공에 팔을 뻗기도 하고 좌우로 오가며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보기도 했다. 함께 온 김아영 양(6)은 “나비 날개 앞에서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며 가로 34m, 세로 3m의 나비 사진 앞을 떠나지 않았다. 노랑점흰나비, 토아스제비나비를 비롯한 알록달록한 나비 모습이 어린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아이들이 움직이면 곤충의 더듬이도 아이들을 향해 따라간다. 조민서 군(7)은 “장수풍뎅이 뿔이 나를 따라온다”며 사진 주위를 오락가락 뛰어다녔다. 바람 물 매미 귀뚜라미 소리가 곳곳에서 들리고 풀과 소나무의 싱그러운 향기가 코를 간질이는 등 오감도 자극한다. 부모들도 흥미로워했다.
사진들은 색상 차이를 이용해 3D 영상을 만드는 애너글리프 기법으로 촬영됐다. 왼쪽은 빨간색, 오른쪽은 하늘색으로 된 특수 안경을 쓰고 봐야 한다. 두 눈에서 다르게 인식된 곤충 모습이 합쳐지면서 착시 현상이 일어나 곤충들이 살아난다. 극장용 3D 안경으로는 제대로 체험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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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기획 제작한 추철교 엑스토디자인 대표는 “곤충 300여 마리의 사진을 3300장 찍어 완성했다”라며 “관람하면서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집에서 출력하거나 TV, 컴퓨터 모니터에 띄워놓고 특수 안경을 쓰고 보면 전시장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다양한 참여형 이벤트도 마련
‘라바와 함께하는 3D 곤충 체험전’을 관람한 어린이들이 장수풍뎅이 애벌레를 직접 만져보며 신기해하고 있다.
매주 화 목 토 일요일 오후 3시에는 이벤트가 열린다. 음악에 맞춰 재미있는 율동을 배우는 프로그램과 곤충에 대한 지식을 쌓는 ‘벅스 퀴즈쇼’, 주사위 게임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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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이름과 생태계를 배울 수 있는 공간도 눈에 띈다. 장수풍뎅이 애벌레를 직접 만져볼 수 있고 달팽이 거미 등은 집에서 직접 기를 수 있게 구매할 수도 있다. 곤충 표본으로 액자를 만들고 종이접기를 할 수 있는 코너도 마련됐다. 아들과 함께 온 조남주 씨(37)는 “아이가 3D 사진으로 곤충을 관찰하고 나서 직접 곤충을 만지고 표본도 보니 곤충에 대한 개념이 확실히 잡힐 것 같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이 관람 내용을 방학 과제물로 제출할 수 있도록 워크북도 만들 수 있다. 워크북은 현장에서 1000원에 구입하거나 홈페이지(3dbugs-world.com)에서 내려받아 출력한 뒤 가져오면 된다. 자가용을 타고 오면 킨텍스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지하철은 3호선 대화역 1번 출구로 나와 걸어오면 된다. 9월 1일까지이며 1인당 입장료는 1만3000원(20명 이상 단체는 1만1000원)이다.
고양=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