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폭행… 25일 제명 여부 결정“깊이 반성… 기회 달라” 동문들 읍소없애자는 학생들도 단식 등 강경
“반성합니다” 캠퍼스 청소하는 역도부 인하대 역도부 동아리 학생들이 17일 3월 발생한 신입생 폭행사고와 관련해 반성과 자숙하는 의미로 캠퍼스를 돌며 쓰레기를 치우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 기자 press82@donga.com
이들은 인하대 역도부 동아리 소속 학생. 6월 말부터 교내 곳곳을 돌며 쓰레기를 줍는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쓰레기를 줍는 봉사 활동은 올해 학기 초 벌어진 역도부 동아리 신입생 폭행 사건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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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실이 알려지자 동아리연합회 학생회는 투표를 통해 역도부를 제명했다. 역도부가 징계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이의를 제기하자 연합회는 일단 제명 조치를 철회했다. 하지만 역도부의 존폐를 두고 학내에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신입생을 때린 박 씨는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내며 쓰레기 치우는 일에 열의를 보였다. 그는 학교로부터 90일 유기 정학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그는 “신입부원과 매일 PT체조와 푸시업 등 기초체력 훈련을 하면서 끈끈한 정을 쌓았는데 갑작스럽게 탈퇴한다고 해 순간 화가 났다”며 “저로 인해 50년의 역사를 가진 역도부에 누를 끼쳐 죄송하다”고 했다.
폭력사고 발생 후 제명 조치가 이뤄지자 역도부 동문 50여 명이 4월 서울역에서 긴급회의를 가졌다.
이운재 역도부 동문회장(63·건축공학과 71학번)은 “역도부는 가난하고 어려운 시절을 이겨내게 하고 자신감을 심어준 마음의 고향”이라며 “자식 같은 역도부가 곤경에 처하니 밤잠을 잘 수가 없다”고 말했다. 1963년 만들어진 인하대 역도부 동아리는 현재 700여 명의 동문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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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씨가 단식농성을 마친 지난달 24일 동아리연합회 회장은 사퇴했고 역도부 존폐를 묻는 투표를 다시 하기로 결정했다.
인하대는 25일 전체 동아리 대표자 대회를 열어 역도부 존폐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전체 동아리 대표 3분의 2 출석에 3분의 2 찬성을 얻으면 역도부는 50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