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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 제거도 추진… DMZ 전체를 평화벨트로 만든다

입력 | 2013-07-16 03:00:00

[통일로 가는 길 DMZ 세계평화공원/준비해야 하나 된다]<上> 속도 내는 박근혜정부 구상




박근혜 대통령이 5월 초 방미 기간 미국 의회 연설에서 밝힌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구상은 당시 큰 화제를 불러왔지만 대중적인 관심은 점차 시들해졌다. 기존에 운영되던 개성공단 가동 재개도 안 되는 마당에 과연 휴전선을 일부 뚫어야 하는 세계평화공원 구상에 북한이 참여하겠느냐는 회의적인 전망도 많다.

그러나 박근혜정부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속도감 있게 준비 중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15일 “드러나지는 않지만 물밑에서 정부 내부는 물론이고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와도 활발하게 협의 중이다”며 “한번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 무섭게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27일은 정전협정 60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날을 맞아 유엔을 비롯한 미국, 중국의 한반도 평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동아일보는 2회에 걸쳐 전문가들이 한반도 통일을 여는 관문이 될 수도 있다고 기대하는 DMZ 세계평화공원에 대한 박근혜정부의 구상을 소개하고 북한의 참여를 이끌어 내 성공의 길로 가기 위한 제언을 소개한다.

○ 세계평화의 상징으로

DMZ를 평화공원화하는 구상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도 검토한 바가 있지만 구체적 진전은 이루지 못했다. 박 대통령이 추진하는 세계평화공원 구상이 역대 정권과 가장 다른 점은 유엔, 미국, 중국 등 주변국과 함께 추진해 실현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높였다는 데 있다. 박 대통령은 유엔과 중국의 도움을 받아 북한의 참여를 설득할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남북한끼리 사업을 진행할 경우 금강산관광이나 개성공단처럼 정치적 변수에 따라 중단될 수 있어 제3국의 참여가 필수라고 여기고 있다. 정전협정의 당사국인 미국과 중국이 서명하고 남북한 모두 회원국인 유엔이 참여할 경우 북한이 자의적으로 행동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세계평화공원은 남북한 긴장 완화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평화의 상징이 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것이 정부 관계자들의 인식이다. 남북한 영토 내 군사분계선(MDL)의 일부 지역에 평화공원을 만드는 구상이 실현될 경우 휴전선이 뚫리는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 이 지역은 사실상 평화지대가 되면서 군사적 충돌이나 전쟁을 방지할 수 있고 전 세계에 남북관계가 평화공존의 단계로 간다는 상징이 될 수 있다.

○ 장기적으로 DMZ 전체 평화벨트도 구상

정부는 4대 국정기조인 평화통일 기반 조성의 ‘그린 데탕트’ 부분에 박 대통령이 제안한 세계평화공원 구상을 국정과제로 포함시켰다. 또 통일부에 DMZ 세계평화공원추진단을 구성해 관련 부처와 본격적으로 협의 중이다.

정부는 1단계로 DMZ 내 특정 지역에 상당한 규모의 평화공원을 건립할 예정이지만 장기적으로는 DMZ 내 공원의 수를 몇 개 더 늘리거나 전체 지역의 지뢰 제거를 통해 평화벨트를 조성하겠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우선 평화공원을 조성해 중무장화돼 있는 국제사회 유일의 분단국 이미지를 불식하고 평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이 단기간에 호응하지 않을 경우 DMZ 군사분계선 이남 지역부터 평화공원을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포함시켰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평화공원 조성 지역은 동부 중부 서부권을 나눠 물색 중이다. 정부는 동부는 아름다운 경치, 중부는 한반도 중심이라는 상징성, 서부는 수도권에서 접근이 쉽다는 편리성에서 장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조만간 전문가들과 실사를 거쳐 조성 지역을 선정할 예정이다. 개성공단과의 연결 통로 지역을 공원화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

평화공원은 현 정부 임기 내 건립을 상정하고 있지만 지뢰 제거와 법 제도 정비 등 절차 때문에 공원 건립이 가시화돼도 2년 이상 걸릴 것으로 정부 관계자들은 예상했다.

○ 유엔이 핵심 파트너

박근혜정부는 실무 작업은 한국이 담당하지만 유엔을 적극적으로 앞세워 추진할 계획이다. 세계평화공원 관리를 남북이 담당하는 방안과 함께 남한 지역 공원 관리를 유엔이 맡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이 유엔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어차피 DMZ는 유엔군 군사정전위원회가 관할하고 있어 유엔의 도움 없이는 어렵다는 점에서다. 당장 DMZ에는 100만 개 이상의 지뢰가 매설돼 있다. 제도상으로도 유엔 승인 없이 국내법만으로는 이 지역의 공원 개발이 쉽지 않다.

박 대통령이 세계평화공원을 전 세계 평화의 상징으로 만들려는 구상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유엔만큼 적합한 파트너는 없다고 정부 관계자들은 말한다. 유엔 회원국인 북한을 설득하고 전 세계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도 유엔의 도움이 필수라는 것.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기구 수장을 맡고 있는 것도 호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반 총장 역시 세계평화공원 구상에 적극적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일이 진행되는 것이 중요하지 우리가 생색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적정 시점이 되면 유엔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동정민·윤완준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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