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바타 쇼지 교수 화제의 책 국내 출간… 허무함-억압사회 비판 등 유사점 많아
시바타 쇼지 일본 도쿄외국어대 종합국제학연구원 교수는 최근 국내 번역된 ‘무라카미 하루키와 나쓰메 소세키 다시 읽기’(늘봄)를 통해 흥미로운 주장을 펼쳤다. 시바타 교수는 이 책에서 “거대 담론이 종식된 넓은 의미의 ‘포스트모던’한 일본적 현실을 인식하고 대응하는 방식에서 두 작가가 매우 유사하다”고 말했다.
시바타 교수는 당대 일본의 현실에 대한 인식에서 두 작가의 대표적인 유사점으로 주인공에게서 묻어나는 ‘허무함’을 꼽았다. 그는 소세키의 대표작 ‘마음’이나 하루키의 장편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의 주인공에게서 나타나는 외로움과 방황이 1904∼05년 러일전쟁(소세키)과 1960년대 반체제 운동(하루키)이라는 거대담론 종언 이후 일본인이 느꼈던 공허함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이 책을 번역한 권연수 세명대 교수(일본어학)는 “두 작가가 조국 일본을 바라본 관점과 이를 작품 안에서 어떻게 투영했는지를 추적해 기존 논단의 도식적 이해를 비틀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