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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 번개 치는 날 야외 휴대전화

입력 | 2013-07-09 03:00:00

충북혁신도시 공사장서 빗속 통화 60대 낙뢰에 숨져




장맛비 속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던 남성이 벼락을 맞고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번개가 칠 때 야외에서 휴대전화 사용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8일 충북 음성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50분경 충북 음성군 맹동면 충북혁신도시 건설 현장에서 휴대전화로 통화 중이던 김모 씨(64)가 갑자기 쓰러져 숨졌다. 김 씨의 동료들은 경찰 조사에서 “식당 밖에서 벼락 치는 소리가 들려 밖을 보니 김 씨가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김 씨는 컨테이너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한 뒤 혼자 공사 현장으로 나가며 휴대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다. 김 씨가 쓰러진 곳은 운동장을 조성 중인 벌판으로 당시 이곳에는 김 씨만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의 얼굴에 그을린 자국이 있고 왼쪽 발목과 배 등에도 화상을 입은 자국이 발견됐다. 휴대전화 액정은 불에 탔고 가죽으로 된 보호 덮개도 그을린 흔적이 남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당시 비가 조금 내렸고 김 씨는 우산을 쓰지 않은 상태였다. 금속성 물체는 휴대전화뿐이어서 벼락이 김 씨의 휴대전화를 때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벼락에 맞아 숨진 사고는 국내에서 이번이 두 번째다. 2004년 8월 2일 오후 5시 20분경 전남 장흥군에서 열린 ‘장흥 갯장어 음식축제’ 현장에서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휴대전화를 사용하던 관광객 박모 씨(당시 46세)가 벼락을 맞고 숨졌다.

휴대전화와 벼락의 상관관계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전자파환경연구실 이애경 박사는 “번개가 칠 때 골프채나 우산을 들고 있으면 위험하지만 휴대전화 전자파로 인한 낙뢰 위험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전자정보계열)는 전자파나 금속물질 모두 벼락을 끌어당길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벼락은 전기가 잘 흐르는 것을 따라오는 성질이 있다. 일상생활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이번 사고처럼 큰 운동장이나 높은 산, 허허벌판 같은 곳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할 경우 벼락에 신호를 주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조심해야 한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천둥과 번개가 치는 날 외출할 때는 가능한 한 금속성 물질을 지니지 말아야 낙뢰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며 “안전을 위해 번개 치는 날 야외에선 휴대전화 사용을 가급적 자제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음성=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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