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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더슨 실바… 실신한 ‘싸움神’

입력 | 2013-07-08 03:00:00

무적의 UFC 미들급 챔프 실바, 와이드먼에 충격의 KO패




‘투신(鬪神)’ 앤더슨 실바(안데르송 시우바·38·브라질)의 장기 집권이 막을 내렸다. 그는 상대의 왼손 훅 한 방에 다리가 풀렸다. 이어진 소나기 펀치에 눈동자까지 따라 풀린 그는 7년간 지켜온 권좌에서 허망하게 내려왔다.

실바는 7일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UFC 162대회 미들급 타이틀매치에서

도전자 크리스 와이드먼(29·미국·사진)에게 2라운드 1분 18초 만에 KO패했다. 1997년 6월 종합격투기 데뷔 후 38경기 만에 당한 생애 첫 KO패다. 2006년 10월 챔피언에 올라 UFC 최다인 10차 방어까지 성공했던 실바는 UFC 16연승에서 멈췄고, 종합격투기 통산 전적은 33승 5패가 됐다. 앞선 4차례의 패배는 기권패 2번, 실격패와 판정패 1번씩이다. 실바는 “와이드먼과 재대결할 생각은 없다. 챔피언 벨트를 놓고 싸우는 데 지쳤다. 당분간 가족과 지내고 싶다”고 말해 빼앗긴 타이틀을 당장 찾을 생각은 없음을 내비쳤다.

실바는 시작부터 고전했다. UFC 미들급에서 레슬링 기술이 가장 탄탄하다는 와이드먼은 1라운드 시작 30초 만에 실바를 바닥에 넘어뜨렸다. 바닥에 등을 대고 있던 실바가 일어선 자세로 빠져나오기까지 2분이나 걸렸다. 이때부터 실바의 도발이 시작됐다. 양손 가드를 내린 채 ‘들어와 보라’는 식으로 여러 번 손짓했다. 상대 쪽으로 얼굴을 들이밀기도 했다. 이런 도발은 ‘타격의 대가’인 실바가 종종 보여준 전략이다. 경기를 자신의 장기인 타격전으로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 말려 멋모르고 들어갔다 실바의 카운터 타격에 당했던 상대가 한둘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상대를 유인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펀치를 피하지는 못했다. 실바의 도발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던 와이즈먼은 가벼운 펀치를 맞고도 가드를 올리지 않는 무모함을 보인 실바의 얼굴에 소나기 펀치를 퍼부어 경기를 끝냈다. UFC 최고의 타격 정확도(67%)를 자랑하던 실바는 제대로 된 타격 한 번 보여주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와이즈먼은 “UFC에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실바와의 경기를 꿈꿨고 나의 허리에 감긴 챔피언 벨트를 상상했다. 세상에 ‘무적(無敵)’은 없다”고 말했다. ‘신성(新星)’ 와이즈먼은 UFC 6연승을 포함해 통산 10전 전승의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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