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생명과학자상 받은 유영숙 前환경부장관
유영숙 전 환경부 장관은 “여성 과학자들은 쭈뼛거리지 말고 적극성을 갖고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수 기자 minsa@donga.com
“장관 후보자로 내정됐을 때 환경 전문가가 아니라는 비판과 함께 자진 사퇴할 생각 없느냐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정책을 마련하고 집행할 때도 과학 하는 자세와 방법대로 접근하면 문제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실제로 이런 노력이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여성 생명과학자상 수상 후 연구실에서 만난 유 전 장관은 선배 여성 과학자로서 후배들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광고 로드중
그가 살면서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이번 수상이나 장관 임명이 아니라, 회원 1만 명이 넘는 생화학분자생물학회가 2010년 통합 출범할 때 초대 운영위원장을 맡은 일이다. 사실 학회가 통합될 때 반대도 많았지만, 결국 학회 운영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자발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그는 여성 운영위원을 37%까지 늘렸다. 일단 일을 맡기면 알아서 ‘척척’ 하는 여성 회원들을 운영위원으로 활용한 덕분에 통합 학회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
유 전 장관은 앞으로 지방에 있는 여성 과학자나 청소년들을 찾아 자신이 겪은 경험이나 실패 스토리를 들려주고 이들을 격려하고 자극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고 싶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최근 강연에서 있었던 약간은 씁쓸한 상황을 들려줬다.
“얼마 전 시골 중학교에서 강연을 했는데 ‘연봉이 얼마예요’라는 한 학생의 질문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젠 아이들에게도 ‘꿈’보다는 ‘돈’이 먼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다면 청소년들이 과학자를 꿈꾸게 만들려면 과학자들에게도 연봉을 많이 줘야 하는 것 아닐까요.”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min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