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50만원 주면 맛집 선정”… 먹거리 블랙블로거 기승
참치 전문점을 운영하는 B 씨(57)는 한 인터넷 신문에 맛집으로 소개된 뒤 황당한 일을 당했다. 그는 “몇몇 블로거가 인터넷 기사를 봤다며 식당을 찾아와 고가의 참치를 무료로 달라고 해 울며 겨자 먹기로 접대를 해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최근 일부 먹거리 블로거들의 상술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40만∼50만 원만 주면 인터넷 맛집에 선정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인터넷 블로거들이 추천한 맛집이 왜 맛이 없느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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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활동하는 블로거는 약 1000만 명. 이 가운데 하루 수천∼수만 명이 방문하는 맛집 파워 블로거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이들의 호평 혹은 악평에 따라 해당 업소의 매출도 춤을 추기 때문이다. 일부 블로거는 섭외 담당 직원까지 고용해 업소를 상대로 영업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 씨(54)는 올해 초 자신을 ‘맛집 파워 블로거’라고 소개한 20대 여성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식당을 블로그에 올려주는 대가로 40만 원, 월 관리비 5만 원을 달라”는 거였다. 김 씨는 장사에 도움이 될까 해서 이 블로거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식당에서 식사 대접까지 했다. 그러나 일주일이 지나도 인터넷에서 식당 이름은 거의 보이지 않았고 손님도 늘지 않았다.
맛을 담보하지 않은 채 홍보에만 열을 올리는 일부 업소의 상술도 문제라는 비판도 있다. 일부 블로거에게 돈을 지불하고 홍보성 글을 올려달라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 고깃집을 운영하는 C 씨(48)는 “빠른 시간 내에 식당을 알리는 방법은 블로거를 이용하는 게 최고”라며 “그들에게 잘못 보이면 ‘악성 글’을 올려 식당이 문을 닫는 경우도 있어 함부로 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왜곡된 정보를 흘리는 일부 맛집 블로거를 제재할 방법은 없는 게 현실이다. 식당 측이 정정보도나 반론권을 보장받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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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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