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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방중]“中, 한반도 통일 동반자로” 朴대통령 요청에 시진핑 공감

입력 | 2013-06-29 03:00:00

■ 한중간 남북통일 논의 본격화하나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7일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통일을 비중 있게 논의하면서 한중 간 한반도 통일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중 정상은 한중 관계 20년의 미래비전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내실화’로 규정하고 고위급 외교안보 대화 체제를 신설하는 등 외교안보 분야의 소통을 전면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북한 변화와 통일에 대비한 한중 간 긴밀한 협의채널을 구축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향후 20년의 한중 관계 비전을 얘기하면서 그 20년 안에 경우에 따라서는 우리가 희망하는 꿈이 이뤄질 수 있지 않겠느냐.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가 보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통일에 대해 설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 정상이 ‘20년 안’에 한반도 통일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는 얘기다.

박 대통령은 ‘핵 없는 (통일) 한반도’는 △동북아 평화와 번영 △중국 동북3성의 발전 △한중 양국의 번영에 모두 기여할 것이라며 통일의 성격과 의미도 자세히 밝혔다. 이에 시 주석은 “비핵화와 평화통일이 중국 국민의 한반도에 대한 2대 희망”이라고 화답했다고 윤 장관이 전했다. 시 주석은 또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남북한이 관계를 개선하고 화해 협력을 실현해 궁극적으로 자주적 평화통일을 실현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28일 시 주석과의 특별 오찬에서도 한반도의 평화통일이 왜 각국에 도움이 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중국이 향후 한반도의 비핵화 구현과 평화적인 통일 과정에서 좋은 동반자가 돼 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 시 주석도 역시 공감을 표명했다고 주철기 대통령외교안보수석이 전했다.

정부 당국자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 한중 정상 간 통일 논의가 충실했다”며 “특히 시 주석은 한국 주도의 평화적 통일을 배타적으로 거부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줬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의 이런 반응은 북한 김정은 체제의 도발이 중국의 전략적 국익을 해칠 것이라는 중국 정부의 판단과 맞물려 있다. 외교 소식통은 “김정은 체제 유지와 한국 중심의 한반도 통일 중 무엇이 중국 국익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검토와 논쟁이 중국에서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명박 전 대통령도 2월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중국은 한국이 주도하는 평화통일이 중국의 이해에 반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한다”며 “(통일에 대해) 한중 정상 간에 이야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이 북한 체제 안정을 중심으로 한 대북정책을 획기적으로 조정해 한국 편을 들 것이라고 성급히 판단해선 안 된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특히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희망적 사고(wishful thinking)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시 주석의 ‘자주적인 평화통일 지지’는 △국경을 맞대야 하는 ‘통일 코리아’에는 미군이 없어야 하고 △남북통일 과정에서 미국의 개입이 최대한 배제돼야 한다는 등 중국의 복잡한 속내도 담겨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중국 전문가는 “통일 코리아가 중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꾸준히 설득하면서 ‘한국이 북한 정권을 붕괴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중국의 의구심도 해소해 줘야 한다. 그래야 생산적인 한반도 통일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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