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댄 브라운-하루키출판가 韓美日 소설 대전
‘7년의 밤’의 작가 정유정이 2년 3개월 만에 내놓은 ‘28’(은행나무)은 출간 10여 일 만에 인터넷서점 종합 베스트셀러에서 알라딘 1위, 예스24 2위, 교보문고 4위에 올랐다. 뜨거운 독자 반응에 초판 4만 부에 이어 추가로 2만 부 제작에 들어갔다. 인수(人獸)공통전염병이 퍼지는 혼돈의 도시를 그린 이 소설은 놀라운 흡인력으로 독자를 매료시킨다.
하지만 ‘28’을 쫓는 후발 주자들도 강력하다. ‘다빈치 코드’의 미국 작가 댄 브라운의 신작 ‘인페르노’(문학수첩)가 예정된 출간 시점을 10여 일 앞당겨 최근 선보였다. 단테의 ‘신곡’ 중 지옥 편을 모티브로 한 이 작품은 단테의 고향인 이탈리아 피렌체가 배경. 작가의 단골 주인공인 로버트 랭던 교수가 의문의 조직으로부터 쫓기며 생화학테러 음모에 접근하는 과정이 긴박하게 펼쳐진다. 김은경 문학수첩 대표는 “초판 20만 부(1·2권 통합)를 찍었고 (서점의) 선주문이 넘쳐서 10만 부를 더 찍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작가의 앞선 작품인 ‘로스트 심벌’은 국내에서 50만 부, ‘천사와 악마’는 30만 부가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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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 정이현의 ‘안녕, 내 모든 것’, 조정래의 ‘정글만리’가 다음 달 출간 예정이며 미야베 미유키도 ‘솔로몬의 위증’ 2, 3권을 선보일 예정이다.
봇물처럼 쏟아지는 소설 출간이 역설적으로 출판 불황의 여파라는 해석이 나온다.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출판계 불황이 심해지다 보니 출판사들이 책 출간 시점을 대목 중에 대목인 여름 시장에 집중시킨 것 같다”고 분석했다. 표정훈 출판평론가는 “출간이 몰렸지만 역량 있는 작가들의 작품이 많아 (한정된) 독자를 나눠 갖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소설 시장의 파이가 커지는 결과를 가져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