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 카지노 부적합 판정에 市-지역 정치권에 후폭풍
“송영길 인천시장과 인천지역 국회의원, 지역의 원로들이 인천을 위해 제 목소리를 냈는지 궁금합니다.”(영종하늘도시 주민)
“공무원 내부에서도 인천시가 카지노 사업에 대해 정부 허가를 받는 것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일고 있어요.”(인천경제자유구역청 공무원)
정부가 19일 영종도 카지노 설립 사전심사를 청구한 리포&시저스(LOCZ)와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 2곳에 대해 신용평가 불충분과 사업자 난립 등을 이유로 부적합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인천에서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2009년 인천 영종하늘도시 아파트를 분양받은 주민 2500여 명은 밀라노디자인시티, 영종브로드웨이, 제3연륙교 등 개발계획의 무산과 지연으로 아파트 가격이 폭락하면서 카지노 복합리조트 건립을 간절히 희망해 왔다.
영종지역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영종하늘도시 아파트 시세는 분양가에서 20%가량 떨어진 상태다.
영종하늘도시 입주민 한모 씨(33·회사원)는 “지역 발전을 30년 이상 앞당길 수 있는 중차대한 일에 인천의 정치인들이 뒷짐만 지고 있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인천도시공사는 정부의 카지노 복합리조트 부적합 결정으로 충격에 휩싸였다. 2008년 미단시티 개발을 위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면서 총 출자금 892억 원 중 26.95%인 240억 원을 출자하고 토지를 담보로 한 은행권 채무에 대해 100%(현재 5243억 원) 지급 보증을 한 상태. 인천도시공사는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사업이 미뤄지면 당장 빚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하고 카지노 사업 승인에 맞춰 미단시티에 유치하려던 헬스케어타운, 케이팝 콘서트장 등 후속 사업과 분양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 청장은 문체부의 심사 결과에 대해 “리포&시저스는 신용등급 미달을 문제로 들었고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의 경우는 별다른 사유 설명 없이 통보가 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 대규모 펀딩으로 이뤄지는 카지노 사업의 특성상 신용등급이 결정적인 심사 기준이 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인천경제청 공무원 A 씨는 “내부적으로 반성의 목소리가 있다”며 “정부를 적극적으로 설득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시인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