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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문명 모태는 이집트” 주장 美 버낼 교수 사망

입력 | 2013-06-24 03:00:00


그리스가 서양 문명의 근원이라는 고정관념에 반기를 든 명저 ‘블랙 아테나’를 쓴 마틴 버낼 미국 코넬대 명예교수(사진)가 9일 영국 케임브리지 자택에서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76세.

1937년 런던에서 유대계 영국인으로 태어난 그는 1957년 케임브리지대에 입학해 동양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72년까지 모교와 런던대에서 중국현대사를 강의했다. 이후 2001년까지 미국 코넬대에서 정치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버낼 교수는 1987년 출간한 블랙 아테나 1권과 이후 저서들을 통해 서양 문명의 진짜 뿌리가 어디냐는 문제에 대한 논쟁을 촉발했다. 모두 4권으로 구성된 블랙 아테나는 서양 문명의 모태가 흔히 알려진 그리스 문명이 아닌 이집트·페니키아 문명이며 식민주의와 인종주의로 대표되는 근대 서양의 우월의식이 역사를 날조했다고 주장했다. 책 제목 ‘블랙 아테나’도 그리스 신화의 아테나 여신이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서 유래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