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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인형뽑기로 수백만원 날려…” 자판기에 몸넣어 슬쩍

입력 | 2013-06-18 03:00:00


이모 씨(32·무직)는 지난해부터 길거리에 있는 ‘토이크레인’(일명 ‘인형 뽑기’ 자판기) 오락에 푹 빠졌다. 그러나 인형 뽑기는 번번이 허탕을 쳤다. 올해까지 부산 동구 초량동과 동래구 온천장 일대 자판기에서 날린 돈만 700여만 원. 여기저기서 지인들에게 빌린 돈은 늘어만 갔다.

이 씨는 자신의 돈을 수백만 원이나 챙긴 자판기를 털기로 결심했다. 6월 12일 오전 3시경 동구 초량동 길가의 토이크레인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그는 가로 35cm, 세로 28cm에 불과한 자판기 배출구에 머리와 상반신을 넣어 원하는 인형 등 상품을 빼냈다. 그러나 자판기 털기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주위를 신경 쓰지 않아 꼬리를 잡혔다. 때마침 자판기 인근을 지나던 주인 김모 씨(40)에게 붙잡힌 것.

경찰 조사 결과 이 씨는 절도 사기 등 전과 7범이었다. 최근 10여 일 동안 다섯 차례에 걸쳐 토이크레인에서 60만 원 상당의 물품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왜소한 체구(키 160cm, 몸무게 50kg)에 몸이 유연해 자판기 속을 자유자재로 드나들 수 있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인형을 뽑으려고 많은 돈을 썼는데 빚까지 지게 돼 화가 나 범행했다”고 털어놓았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17일 이 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