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과 달리 더워지자 기세등등… 11년만의 가을야구 기대감 솔솔
동아일보DB
겉감을 유광 처리해 ‘유광점퍼’라 부르는 LG 선수단 봄가을 점퍼(사진)는 LG팬들에게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LG는 해마다 여름이 오면서 순위가 곤두박질쳤고, 팬들은 2002년 이후 10년 동안 유광점퍼를 입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LG는 대구에서 삼성과 맞붙었던 5월 21일 이후 18승 5패(승률 0.783)로 9개 구단 가운데 성적이 가장 좋다. LG의 기세에 눌려 같은 기간 승률 2위 롯데의 13승 7패(0.650)가 초라해 보일 정도다. 이 기간에 LG는 팀 OPS(출루율+장타력)도 0.801로 1위고, 평균자책(3.04) 역시 1위다.
수비도 마찬가지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잔루 처리 비율이 70.8%에서 78%로 좋아진 것. LG 투수들이 주자를 내보낸 상황에서도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했다는 증거다.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 건 두둑한 배짱이다. LG 투수들은 최근 4주 동안 경기당 삼진이 1.5개 가까이 늘었다.
김정준 SBS-ESPN 해설위원은 “5월 23일 경기에서 권용관의 홈스틸(공식 기록은 야수선택)이 기폭제가 됐다. 그 플레이 이후 LG의 ‘곁가지’ 타자들이 자기 역할을 찾으면서 정의윤이라는 ‘줄기’와 이병규, 박용택 ‘기둥’이 더 견고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투수 쪽에서는 류택현이 정현욱을 받치면서 이닝을 짧게 짧게 끊어가는 게 잘 이어지고 있다”고 평했다.
‘무승부 징크스’ 역시 LG팬들에게 “올해는 꼭 유광점퍼를 사라”고 재촉한다. LG는 올 시즌 현재까지 무승부 경기가 없는 유일한 팀이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1990, 1994년에도 LG만 무승부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