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밝은 모습이었던 그가 갑자기 시무룩한 표정이어서 걱정이 됐다. 이유를 물었더니 최근 힘들게 들어간 첫 직장에서 뇌전증 증상이 나타났고 질환을 앓는다는 사실이 알려져 해고를 당했다고 말했다.
일반인이 흔히 ‘간질’로 알고 있는 병의 정확한 명칭은 뇌전증이다. 원인으로 뇌중풍(뇌졸중), 뇌종양, 뇌 감염, 뇌의 퇴행성 질환, 머리 외상이 꼽히지만 특별한 원인 없이 나타날 수 있다. 특별한 사람에게 생기는 게 아니라 인구 100명당 1, 2명꼴로 흔하게 발생하는 일반적 질환이다. 그러나 일반 대중에게 잘못 알려진 정보가 많이 퍼져 있다. 불치병이다, 유전된다, 정신질환이다, 전염될 수 있다….
광고 로드중
이런 전류의 발생은 대부분의 환자에서 수년간 한 번도 안 나타나거나 1년에 한두 차례 나타난다. 증세는 뇌 전류가 형성되고 영향을 미치는 부위에 따라 아주 다양할 수 있다. 잠깐 동안 정신없이 주위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 증세다. 이때 엉뚱한 행동이나 말을 한다. 균형을 잡지 못하면 쓰러질 수 있다.
뇌전증은 약물치료나 수술치료가 가능하다. 치료법은 많이 발전됐다. 특히 1990년대 이후 많은 신약이 개발돼 전체 환자의 60% 정도는 약물로 치료가 가능하다. 약이 잘 듣지 않는 나머지 약 40%의 환자는 수술로 치료한다.
이상암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
아직도 뇌전증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많이 퍼져 있어 적지 않은 환자가 사회 생활에서 부당한 대우와 차별을 받는다. 특히 취업할 때나 직장에서의 차별은 환자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취업할 때 뇌전증 환자란 사실을 알리면 약 60%에서 취업 자체를 거절당한다. 또 직장에서 증상이 발생해 뇌전증이 알려지면 약 40%가 해고를 당한다고 한다. 뇌전증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부터 생기는 사회적 차별을 서둘러 바로잡는 일이 절실한 시점이다.
광고 로드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