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월드컵 본선 진출을 사실상 확정한 가운데 ‘포스트 최강희’가 누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작년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이끈 홍명보 전 올림픽팀 감독이 1순위 후보로 꼽힌다. 스포츠동아DB
광고 로드중
■ 대표팀 차기 사령탑은?
1년 전 런던의 영웅 홍명보를 1년 후 브라질에서 볼 수 있을까. 한국은 내년 브라질월드컵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은 18일 이란과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대패하지 않는 한 본선에 간다. 관심은 ‘포스트 최강희’다. 최강희 감독은 최종예선이 끝나면 전북현대로 돌아간다. 축구협회는 브라질월드컵을 지휘할 사령탑을 당장 뽑아야 한다.
최강희감독 전북 복귀 협회도 기정사실화
광고 로드중
대표팀 주축 멤버들과 올림픽 인연 장점
제의 거절땐 귀네슈감독 등 플랜B 가동
요즘 협회 관계자들은 차기 감독 이야기만 나오면 입을 닫는다. 허정무 부회장은 “이란전이 아직 남았다. 최 감독이 유임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안기헌 전무도 “어떤 말도 할 수 없다. (대표팀 감독 관련 질문은) 노코멘트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협회도 최 감독의 전북 복귀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최 감독은 얼마 전 협회 고위 관계자에게 자신의 의사를 확실히 전달했다. 협회는 과거 대표팀 감독을 뽑는 과정에서 어설픈 일 처리와 늑장 행정으로 늘 집중포화를 맞았다. 현 집행부는 과오를 절대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물밑에서 차기 감독 선임 작업을 진행해 왔다. 최종예선이 진행 중이라 드러내놓고 말을 못할 뿐이다. 18일 이란과 경기직후 곧바로 발표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진척이 된 것으로 보인다.
홍명보(44)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유력해 보인다. 작년 런던올림픽 동메달로 지도력은 검증됐다. 작년 런던에서 홍명보호를 동행 취재하며 홍 감독의 리더십에 여러 번 소름이 돋았다. “홍 감독님은 최고다”는 선수들의 코멘트는 기사를 의식한 발언이 아닌 진심이었다.
국회의원 안철수는 “리더십은 리더가 스스로 주장한다고 생기는 게 아니다. 사람들이 쳐다보면서 따라갈 만하다고 판단하면 따르는 팔로워디(follow-worthy)다. 따라갈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리더로 인정하고 그런 사람에게 대중이 선물로 주는 게 리더십이라고 생각 한다”고 했다. 홍명보호를 보며 팔로워디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했다. 팀이 하나로 뭉쳤을 때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지 몸소 느꼈다.
광고 로드중
어떤 축구인은 “홍 감독은 목표를 함께 이뤄가는 과정을 중시한다. 최종예선 없이 본선부터 팀을 이끄는 것은 홍 감독 생리와 맞지 않는다”고 했다. 협회가 홍 감독에게 사령탑을 제의해도 거절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반면, 홍명보와 가까운 또 다른 축구인은 “한국축구가 위기다. 홍 감독은 굉장히 사명감이 강하다. 이번 위기를 넘길 사람이 자신 밖에 없다는 판단이 서면 수락할 것이다”고 정반대 의견을 냈다.
협회는 당장 내년 브라질만 봐서는 안 된다. 홍 감독에게 2018년 러시아월드컵까지 맡기는 방안도 고려해봐야 한다. 협회는 장기계약으로 A대표팀 감독 신분을 보장해 준 적이 없다. 홍 감독은 그 첫 사례가 되기에 손색없다. 홍 감독은 2009년 이집트 U-20 월드컵 8강,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동메달에 이어 작년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땄다. 대표팀이 장기비전을 갖고 운영될 경우 얼마든지 결실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보여줬다.
협회는 홍 감독이 끝까지 고사할 경우를 대비해 외국인 감독을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2002한일월드컵 때 터키를 3위로 이끌고 2007년부터 3년 간 FC서울을 지휘한 귀네슈(61) 감독이 거론되고 있다. 협회 고위관계자와 기술위원이 참여한 극비 모임에서 귀네슈 이름이 오르내렸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B플랜이다. 1순위는 홍 감독이다.
광고 로드중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