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완화 리스크에 세무조사 등 겹쳐, 기재부 “소비도 줄어 저성장 지속”
최근 생산, 소비 부문에서 일부 개선의 기미가 나타나고 있지만 전반적인 한국 경제는 여전히 장기 침체의 깊은 골짜기에 빠져 있다. 특히 대외적 불확실성의 확대와 경제민주화, 세무조사 압박 등의 영향으로 기업 투자는 한겨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11일 ‘최근 경제동향’에서 “유럽 경제의 회복 지연, 주요국의 양적완화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있는 가운데 소비와 설비투자의 감소 등으로 저성장세 지속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설비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9% 줄었고 4월 설비투자지수도 1년 전보다 12.4%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 설비투자지수는 지난해 5월 이후 1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다. 기재부는 “기업심리 등 주요 선행지표에 따라 설비투자도 개선될 가능성이 있지만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여전히 낮아 소폭의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중소기업의 투자여건은 대기업에 비해 더 악화됐다. 기재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의 설비투자는 전년보다 2.4% 증가했지만 중소기업 투자는 반대로 18.5% 급감했다. 이에 따라 전체 투자액 중 대기업의 비중도 2011년 85%에서 지난해 88%로 뛰었다.
세종=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