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는 1776년 스페인 정착민이 개척한 도시다. 19세기 중반 골드러시로 급성장했지만 1906년 대지진과 화재로 위기를 겪었다. 지금은 새너제이와 실리콘밸리, 오클랜드를 잇는 산업 거점이자 ‘서부의 월스트리트’로 불리는 금융 중심지다. 연중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와 서늘한 여름으로 살기 좋은 도시로 꼽힌다. 도시의 풍광만큼 자유롭고 개방적인 도시 분위기도 독특하다.
▷1950년대 비트 세대의 출현을 알린 시인 앨런 긴즈버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대표작 ‘아우성’을 낭독했다. 1930년대 대공황기에 태어나 제2차 세계대전을 겪은 비트 세대 작가와 예술가들은 미국 서부의 경제 중심지이자 태평양전쟁에 참전하는 미군을 실어 나르던 샌프란시스코에서 주류 문화에 반기를 들었다. 비트 세대의 반(反)문화는 1960년대 히피 문화로 이어졌다. 지금도 샌프란시스코는 백인이 주민의 절반이 채 안 되고 동성애자 비율이 미국에서 가장 높은 15.4%에 이른다. 미국 최초의 게이 공직자, 레즈비언 판사, 트랜스젠더 경찰국장을 배출할 정도로 다양한 문화와 인종이 공존하는 도시다.
박용 논설위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