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우즈베키스탄과 최종예선 7차전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뜩 찌푸린 날씨에 경기 시작 2시간30분전부터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내 세찬 빗줄기로 바뀌었다. 그러나 2014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을 간절히 바라는 팬들의 성원은 어떤 장애물도 막아설 수 없었다. 5만699명의 관중들은 뜨거운 함성을 보냈다. 곳곳이 썰렁했던 관중석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만원 관중을 이뤘다. 축구 관계자는 “매출이 10억원에 달할 정도로 일찌감치 티켓 판매가 동났다”고 웃었다.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 등 수많은 축구 관계자들이 이날 현장을 찾았다. 1주일 전 대표팀이 레바논과 6차전 원정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우즈베키스탄전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여부가 달린 이날 경기는 팽팽한 긴장감으로 뒤덮였다. 선수들도 관중들도 마찬가지. 그러나 축구 인들은 한 목소리로 ‘축제의 장’을 즐기려는 모습이었다. 선수들을 믿고 멋진 경기를 기대했다.
정해성 협회 경기위원장은 4년 전 추억을 떠올렸다. 정 위원장은 2010남아공월드컵 당시 허정무 감독 밑에서 수석코치를 역임했다. 그는 “2009년 6월 두바이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6차전 원정에서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했다. 박주영과 기성용의 연속골로 쉽게 승리할 수 있었다. 어느 때보다 시원하고 후련했다. 오늘 경기에서도 좋은 결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허정무 협회 부회장은 “내가 감독할 때는 잠도 잘 잤는데 우즈베키스탄과 경기 전날 잠이 안 올 정도로 긴장이 됐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부담도 되고 긴장이 클 테지만 서두르지 말고 경기를 이끌어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언제부터 우리가 우즈베키스탄전을 초조하게 지켜봐야 했는지 아쉬움이 많이 따른다. 그만큼 아시아 축구가 평준화된 것 같다. 반드시 승리해 아시아의 맹주 자리를 되찾았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상암|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