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버클리대 연구팀, 움직이는 물체 판단 뇌부위 찾아내
강도 높은 훈련에도 불구하고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는 타자는 많지 않다. 기껏해야 1년에 10명 안팎.
똑같은 훈련을 받고도 어떤 선수는 3할대를 치고, 다른 선수들은 그러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 판단하는 뇌 있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게리트 모스 박사팀은 뇌 뒷부분 ‘중측두피질(MT)’에서 움직이는 물체의 이동 경로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뉴런 5월 8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피실험자에게 세로로 세워져 있는 막대 3개가 오른쪽으로 움직이면서, 맨 위와 아래의 막대 두 개는 보였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는 영상을 보여 주었다. 그 결과 피실험자의 눈에는 중앙에 있는 막대가 깜빡이는 막대들보다 오른쪽으로 더 많이 진행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깜빡이는 막대들은 뇌에서 위치를 파악한 순간 이미 과거의 정보가 되는데, 가운데 있는 막대는 이동하는 경로를 눈으로 계속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진행 방향 앞쪽에 있는 것처럼 인식하고 보게 되는 것이다.
서울대 임상인지신경과학센터 정위훈 박사는 “뇌는 움직이는 물체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정보의 지연을 보상하는 메커니즘이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날아오는 야구공을 보면, 공은 일정한 궤적대로 움직일 것이란 전제 하에 이동 경로를 연장해 특정 시점에서의 공의 위치를 미리 예측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3할대 타자되는 법 있나
일반적으로 타자들은 특정 투수의 구종을 통계적으로 분석하거나, 훈련을 통해 ‘공을 치는 타이밍’이 익숙해지도록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을 끝까지 보고 위치를 확인해 방망이를 휘두르도록 훈련을 받지만, 실제로 이렇게 공을 칠 수 있는 선수는 많지 않다.
3할대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두산 베어스의 김현수, 한화 이글스의 김태균 선수는 선천적으로 다른 선수들보다 공을 오래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어 공을 정확하게 쳐 내는 데 유리하다는 것이 야구 관계자들의 견해다.
한 프로야구 구단 전력분석원은 “이 선수들의 선천적인 능력이 이번에 밝혀진 뇌 부위의 기능과 관련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위훈 박사는 “근육을 자주 쓰면 발달하듯 뇌도 자주 쓸수록 그 기능을 발달시킬 수 있다”며 “빨리 움직이는 물체를 반복적으로 보는 연습을 하면 중측두피질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선 동아사이언스 기자 petite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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